양의 탈 쓴 알-카에다, 물량 공세로 아프리카 세력 확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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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1-12-05 13: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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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경제 전재욱기자) 국제테러단체 알-카에다가 아프리카 빈민 국가에 ‘선물 공세’를 퍼부으며 주민들의 환심을 사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올해 5월 최고 지도자인 오사마 빈 라덴 사살 이후 알-카에다 중앙 지도부는 혼란을 거듭하고 있지만, 북아프리카 지부인 이슬람 마그레브 알-카에다(AQIM)는 이같은 방식으로 아프리카 대륙에서 세를 확장하고 있다고 전문가들은 분석했다.

세계 최고 빈민국 가운데 하나인 아프리카 말리의 한 작은 마을 주민들은 AQIM 조직원을 ‘키다리 아저씨’로 묘사했다.

예컨대 숲 속에서 나타난 AQIM 요원들은 무기로 주민들을 위협하는 대신 우물에서 물을 좀 퍼갈 수 있을지를 정중히 묻고 대가로 어린이들에게 초콜릿을 나눠줬다.

이들은 이같은 방식으로 주민들을 안정시킨 후 일주일에 한 번씩 마을을 방문해 현금 등의 선물을 나눠줬다.

심지어 아이가 병이 나면 직접 약을 제조하거나 음식을 갖다주고 임산부에게는 아기 옷을 선물하기도 했다.

선물로 마을 주민의 마음을 사로잡은 뒤에는 본격적 사상 주입을 실시했다.

주민들은 AQIM 요원이 “최소 10명이 모여 사는 곳이라면 사원이 있어야 한다”면서 “사원을 건립하고 보급품을 구입하라고 10만 프랑크(약 22만원)를 마을 주민들에게 선뜻 내어줬다”고 밝혔다.

영국의 싱크탱크 퀼리엄 재단에서 근무하는 전직 알-카에다 연계 지하드(성전) 출신 노만 베노트만은 AQIM의 행동을 “일종의 전술”이라고 해석하고 “알-카에다는 요원들에게 마을 주민을 다루는 법을 가르친다”고 설명했다.

베노트만은 자신이 수단에서 수년간 아프가니스탄에서 알-카에다 요원으로 활동할 당시 처음 만난 빈 라덴은 “지역 주민을 행복하게 만들고 그들에게 산소같은 존재가 돼라”고 가르쳤다고 밝혔다.

AQIM의 ‘선물 공세’는 이미 혁혁한 성과를 거뒀다. 지난 10년간 AQIM은 최소 50명의 서방 출신 인질을 납치, 말리 내 알-카에다 캠프에 감금시키는 방식으로 1억3000만달러의 자금을 확보했다.

또 지난 2006년 전투요원이 100여명에 불과했던 AQIM은 현재 최소 300명으로 불어난 것으로 예측된다. 전문가들은 이는 5년동안 세 배 이상 불어난 수치라고 추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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