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정치권을 뜨겁게 달구고 있는 굵직한 현안들이다.
그러나 지금 국회의원들을 포함한 정치권의 가장 중요한 관심사는 내년 총선을 앞둔 공천이다.
민생과 국가 현안 등 중요한 문제들도 결국 공천을 받지 못해 내년 총선에 출마하지 못한다면 아무런 의미가 없기 때문이다.
이미 당 쇄신안을 둘러싸고 연일 논쟁을 이어가고 있는 한나라당에서도 논의의 핵심은 결국 공천의 방향이다.
여기서 정해지는 공천의 방향이 곧 자신의 정치적 생명으로 직결되는 만큼 현역의원들을 포함해 내년 총선에 내밀 도전장을 준비하고 있는 이들의 모든 관심은 이곳에 집중돼 있다.
한나라당 공성진 전 의원의 의원직 박탈로 공석이 된 서울 강남을 지역구를 비롯해 내년 총선에서 '공석'이 될 것으로 예상되는 수도권의 각 지역구에는 이미 3~4명씩 눈치를 보며 출마를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상황은 민주당도 마찬가지다.
현재 야권통합의 방향을 두고 당내 진통을 이어가고 있는 민주당에서 합의를 이끌어내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는 핵심 이유는 결국 내년 공천권이다.
공천 눈치 속에 한나라당의 근본적인 당 쇄신은 이미 길을 잃은 지 오래고, 민주당의 야권통합 방향도 수렁 속으로 빠져들고 있다.
내년 국가 예산안을 포함해 민생과 직결되는 각종 현안들이 정치권의 관심 밖으로 밀려난 것은 물론이다.
매년 선거철마다 돌아오는 이 같은 '공천 전쟁'의 근본 이유는 중앙당에서 공천의 방식과 인물을 결정하는 '하향식 공천' 때문이다.
정치권 스스로 당 지도부가 공천의 방향을 정하는 현 공천제의 근본적 문제점을 깨달아야 한다.
공천권을 '무기'로 강력한 권력을 행사하던 과거 정치의 '추억'을 씻어버리지 않는 한, 정치권을 냉대하는 국민들의 태도를 바꾸는 일은 요원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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