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설기계 수출에 불똥 튀나
건설기계 업체들은 중동 지역 전체로 위기가 확산되는 것을 우려하는 눈치다. 수출에 부정적인 영향이 예상되기 때문이다. 중동은 지역별 수출 비중 가운데 9.5%를 차지한다.
관세청과 한국건설기계산업협회 등에 따르면 국내 업체들의 대 이란 굴삭기 수출액은 올해 10월까지 1900만 달러로 집계됐다. 전년동기대비 62% 가량 줄어든 수치다.
한국건설기계산업협회 관계자는 "미국의 제재로 기업들의 이란 수출은 어려움을 겪을 수밖에 없다"며 "요즘에는 이란에 대해 뭐라고 언급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현대중공업은 건설기계의 90%를 수출하고 있다. 이중 7%를 중동으로 수출한다. 볼보건설기계코리아는 전체 수출액 가운데 1% 정도를 이란 현지에서 판매하고 있다.
◆정유사 수익성 악화 우려
정유업계의 근심은 더욱 깊다. 이란 추가제재안 통과로 국제 유가 상승이 예상되기 때문이다. 국제금융센터는 내년 원유가격을 200 달러까지 치솟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선진국 재정위기로 석유 수요가 위축된 상태다. 원유가격이 오르면 정제마진은 크게 악화될 수 있다.
업계 관계자는 "SK에너지와 현대오일뱅크 등이 이란에서 직접 원유를 들여오고 있다"며 "국내 수급을 떠나 이란 원유 물량이 빠지고 정정불안이 이어지면 유가가 오를 것이 걱정"이라고 전했다.
국내 원유 수입량 중 10%를 이란에서 수입하고 있다. 정유사들은 이란 추가제재 통과에 따른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설상가상' 해운업계
이란 정부는 국제 압박에 대해 '호르무즈 해협 봉쇄'라는 카드로 맞서고 있다.
오만과 이란 사이에 놓인 호르무즈 해협은 전 세계 원유 수송량의 3분의 1이 통과하고 있다. 사우디아라비아· 이란· 아랍에미리트· 쿠웨이트· 이라크에서 생산된 원유와 카타르산 천연가스 대부분이 이곳을 지나간다.
물동량 감소가 우려되는 이유다. 해운업계 관계자는 "운임 하락으로 선사들의 실적이 악화되고 있다"며 "중동 불안으로 원유의 해상 운송마저 줄어들면 치명상을 입을 수 있다"고 전했다.
운송 및 용선 계약 체결시 사전에 확인을 받아야 하는 등 절차도 까다로워졌다.
A사는 지난 7월 이란 국영정유사와 항해용선계약을 체결해 메탄올 선적완료 후 대만으로 운송하던 중 황당한 일을 겪었다. 신한은행으로부터 이란과 금융거래가 불가하다는 통보를 받았다. 용선료는 약 40만 달러에 달했다.
원유 가격 상승으로 운항 비용이 증가한 점도 선사들의 고민거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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