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김진영 기자) 교황 베네딕토 16세(84)가 24일 저녁(현지시간) 바티칸 성 베르도 성당에서 열린 성탄전야 미사에서 “오늘날 크리스마스는 상업적인 기념일이 됐으며, 화려한 조명이 하느님의 겸손함이라는 신비를 가리고 있다”고 개탄했다.
이날 교황은 크리스마스의 피상적인 화려함과 계몽적 이성을 극복하고 하느님의 겸손함을 발견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교황은 성탄절은 우리에게 겸손함과 단순성을 요구하고 있다“면서 ”성탄절의 피상적인 화려함 뒤에 있는 것을 발견할 수 있도록, 베들레헴의 한 마구간에 있는 아기를 기억할 수 있도록, 그리하여 참된 즐거움과 빛을 발견할 수 있도록 도와달라고 기도하자“고 촉구했다.
교황은 ”우리는 하느님의 임재하심을 깨닫지 못하게 하는 그릇된 확신과 지적 자부심을 버려야 한다“면서 ”지금 이 시간 세계는 곳곳에서 다양한 방식으로 끊임없는 폭력에 위협받고 있으며, 수없이 반복되는 압제자의 매질과 피에 물든 외투가 존재하는 가운데 우리는 하느님을 향해 울부짖고 있다“고 말했다.
교황은 또 ”가난한 이들과 고통받는 이들, 이주자들을 위해 특별히 기도한다“며 ”하느님의 한줄기 자비가 우리에게 빛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미사가 시작되니 앞서 성 베드로 광장에서는 2천년 전 베들레헴에서 아기 예수가 탄생하던 순간을 묘사한 대형 조형물이 공개되었고 교황은 오후 6시께 성 베드로 광장에 내려다보이는 집무실에서 창문을 열고 온 세상에 평화가 오기를 바라는 촛불을 켰다.
한편, 84세의 교황 베네딕토 16세는 연말연시 살인적인 일정을 앞두고 퇴행성 관절염을 앓고있는 교황이 평소 처소에도 지팡이를 짚고 다녀 건강에 대한 우려를 낳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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