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물가 불안’, 또 ‘물가 불안’

(아주경제 이상원 기자)　정부가 물가 불안에 대한 우려를 숨기지 못하고 있다. 물가 안정을 올해 최대 경제정책방향으로 꼽고, 대통령까지 나서서 물가대책에 대한 압박수위를 높이고 있지만 대내외 환경이 여전히 좋지 않기 때문이다.
　
　기획재정부는 5일 펴낸 최근경제동향(그린북) 1월호에서도 물가에 대한 불안감을 표시했다.
　
　재정부는 그린북에서 “최근 우리경제는 고용 개선흐름이 유지되고 있지만, 실물지표가 다소 부진한 가운데, 물가 불안요인이 지속되는 모습”이라고 평가했다.
　
　최근 중동정세의 불안까지 가중되면서 물가 불안은 더욱 심화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재정부는 유럽재정위기 등 불안요인이 지속되는 가운데, 중동정세 불안으로 인한 원유가격 상승 우려 등으로 경제여건의 불확실성이 확대되고 있다고 강조했다.
　
　미국 등의 경기회복세가 이어지면서 재침체 우려는 다소 완화됐지만, 유럽 재정불안이 지속되면서 하방위험이 여전히 크다는 판단이다.
　
　특히 재정부는 유럽연합(EU)정상들의 합의와 유럽중앙은행(ECB)의 유동성 공급 등 정책대응에도 불구하고, 올 상반기 재정위기국가들의 국채만기가 집중돼 있고, 주요국들의 대형 선거이슈가 몰려 있는 등의 이유로 재정불안이 다시 크게 부각될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실제로 12월 중 소비자물가는 근원물가의 오름세가 확대(3.5%→3.6%)된 가운데, 계절적 요인이 더해져 농축수산물 가격이 상승하는 등 전년 동월대비 4.2% 상승해 4%대 상승률을 이어갔다.
　
　생산과 투자의 부진도 이어졌다. 11월 광공업생산은 반도체와 영상음향통신 등의 부진으로 전월대비 0.4% 감소했고, 서비스업생산도 전월대비 0.5% 감소했다.
　
　11월 중 소매판매도 의복 등 준내구재와 차량연료 등 비내구재 판매감소로 전월대비 0.6% 줄었다.
　
　11월 설비투자는 10월 급격한 감소 이후 기계류와 운송장비 등이 증가하면서 전월대비로는 7.7% 상승했지만, 전년동월대비로는 3.7%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건설투자는 건축과 토목공사 실적이 모두 감소하면서 전월대비 9.2%나 하락했다. 3분기 전체로도 건설투자는 전년 동기대비 4.6%나 줄었다.
　
　재정부는 “설비투자는 기업의 투자심리 위축이 지속되는 가운데, 선행지표가 혼조세를 보이며 불확실성이 확대될 것”이라고 평가했으며, 건설투자 역시 “대내외 불확실성에 따른 주택시장 회복지연, 비주거용 건물건설 수요둔화, 건설기업의 심리위축 등이 제약요인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대외불확실성 확대에도 불구하고, 12월 수출은 전년동월대비 12.5% 증가한 496억6000만달러(잠정)를 기록하며 월간 수출액 최대를 나타냈고, 수입도 전년동월대비 14.0% 증가한 456억7000만달러로 월간 수입액 최고치를 경신했다.
　
　수출은 철강(50.5%↑), 석유제품(47.2%↑), 자동차(31.4%↑)의 수출증가가, 수입은 원유수입 증가(11월 79억달러 → 12월 90억8000만달러) 등 원자재 수입증가가 영향을 끼쳤다.
　
　주택시장은 수도권 마파트 매매가격이 2개월 연속 하락하면서 12월 전국 아파트 매매가격 상승률이 0.2%로 둔화됐고, 12월 아파트 전세가격 상승률도 0.1%로 서울(0.2%↓), 경기(0.4%↓) 등의 하락세전환에 힘입어3개월 연속 상승폭이 축소됐다.
　
　11월 전국 아파트 실거래량은 4만5479건으로 전월(4만8444건)대비 6.1% 감소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