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통합, 첫 행보 ‘DJ·盧’ 지우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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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2-01-16 18: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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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경제 김유경 기자) 민주통합당 신임 지도부가 출범과 함께 김대중·노무현 전 대통령 흔적 지우기에 나섰다.
 
친노(親盧) 인사로 분류되는 한명숙 대표·문성근 최고위원이 당내 경선 1, 2위로 지도부에 입성하면서 당 개혁 과정서 발생할 수 있는 호남·동교동 등 구(舊)민주당 구주류 측과의 마찰을 우려한 것이다.
 
민주통합당 지도부가 당장은 친노의 색깔을 빼는데 주력하고 있지만, 공천 과정서 호남 물갈이 등 민주당 출신 인사들의 기득권 청산이 불가피해 김 전 대통령과의 선긋기도 순차적으로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16일 민주통합당 등에 따르면 새로 출범한 당 지도부는 노 전 대통령과 선을 긋는데 주력하고 있다.
 
한명숙 대표는 전날 당 대표 취임 기자회견에서 친노 그룹의 부각을 묻는 기자들의 질문에 “(출신을 따지자면) 나는 엄연히 DJ계다. 친노·반노(反盧)·비노(非盧) 구도는 언론에서 만든 것으로서 분열적인 레토릭”이라고 밝혔고, 문성근 최고위원도 한 라디오 방송에서 “그(친노) 구분 자체가 무의미하지 않나 생각한다”고 평가했다.
 
한 대표는 노 전 대통령이 퇴임 전 차기 대통령감으로 지목했고, 문 최고위원의 경우는 친형제처럼 지냈을 정도로 가까운 사이로 이들이 친노계 인사라는 점은 부정하기 어렵다.
 
그럼에도 이들이 노 전 대통령을 부정하고 나선 것은 친노의 강풍이 오히려 역풍을 불러올 수 있다는 경계한 것으로 풀이된다. 현재 호남·동교동계 등 구주류 중에선 박지원 최고위원이 4위로 유일하게 당 지도부에 입성한 상황. 이들은 당 지도부가 계파없는 공천, 공천권 국민 환원 등을 주장하는 데 대해 불만과 위기감이 있는 것이 사실이다.

전날 당 지도부 출범 이후 호남계가 몰락하면서 당 일각에서는 구주류를 중심으로 분당(分黨) 시나리오도 염두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날 박 최고위원이 최고위원회의에서 선당후사를 강조하면서 “김대중 대통령의 노선과 이념이 계승돼야 한다는 차원에서 정치를 하고 있다”고 강조한 것도 ‘호남지키기’의 의지 표명으로 해석된다.
 
진보세력과의 대통합을 통해 총·대선 승리를 목표로 삼고 있는 당 지도부로선 자신들의 계파색을 지우고 당 개혁과 공천혁명을 위해 구주류에 친근감을 표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그러나 전국정당을 지향히기 위해선 결국엔 호남·동교동 등 DJ계파에 마냥 러브콜을 날리 수도 없는 상황이다.

특히 김 전 대통령의 ‘사당’이나 마찬가지였던 민주당 출신 인사들을 쇄신해야 국민의 선택을 받을 수 있다고 신임 지도부는 판단하고 있다.

그렇지만 당내에선 이 같은 ‘색깔빼기’가 실효가 있을 것인가란 의문도 상존한다.

민주통합당 관계자는 “한 대표가 이미 오랜 기간 정치를 한 인물로 국민들은 새 인물, 새 정당으로 보지 않는다”며 “오히려 기존에 지지를 받던 지역주민들이 등을 돌릴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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