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국내 증권사의 크레딧 애널리스트 수는 회사마다 많아야 5~6명, 보통 2~3명에 불과하고, 일부에서는 시장분석(마켓) 애널리스트가 크레딧 분석을 겸하는 경우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가장 많다는 우리투자증권이 현재 6명이다. 중·소형사들은 아예 크레딧 리서치 조직을 갖출 엄두조차 내질 못하고 있다. 사실상 국내 증권사에서 크레딧 분석을 전담으로 하는 애널리스트는 턱없이 부족한 상태다.
하지만 인수한 회사채를 투자자에게 팔기 위해서는 크레딧 애널리스트 확보가 필수적이다. 해당 회사채의 신용상태를 면밀히 분석해 어떤 위험이 있는지, 어느 정도 수준의 신용등급인지 등을 고객들과 증권신고서 등에 정확히 알려 주어야 하기 때문이다.
크레딧 애널리스트가 없으면 외부 신용평가사에 의존할 수밖에 없다. 하지만 지난번 LIG건설의 기업어음(CP) 인수 사건처럼 신평사들이 평정한 신용등급만 믿고 채권을 인수하기는 쉽지 않다. 이에 따라 대형IB 시대를 앞둔 금융투자업계에 크레딧 파트 확보는 최우선 과제가 되고 있다.
한 증권사 리스크관리책임자(CRO)는 “채권 인수뿐만 아니라 IB가 참여하는 거의 모든 딜은 충실한 크레딧 리서치가 뒷받침 돼야 제대로 된 서비스와 실질적인 리스크 관리가 가능하다”며 “신평사들이 평정한 신용등급만을 믿을 수 없는 상황에서 증권사들이 자체 평가를 위한 크레딧 애널리스트 확보에 적극적으로 나설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다음 달부터 의무적으로 시행되는 회사채 발행주관사의 기업실사(Due Diligence)도 크레딧 파트를 유망하게 하는 요소다. 신용평가사들의 등급을 그대로 차용하면서 실질적인 실사를 해야만 하는데 이 업무를 담당하는 이가 크레딧 애널리스트다. 결국 어떤 우수한 크레딧 애널리스트를 얼마나 보유하고 있느냐에 따라 회사채시장에서 승패가 갈릴 수 있다.
한 증권사 애널리스트는 "분석뿐만 아니라 투자자에게 되팔기 위해서도 크레딧 애널리스트 확보는 필수적"이라며 "일부 중소형사들의 경우엔 아예 조직 자체가 없는 경우도 있어 향후 이들 크레딧 애널 영입에 증권사들이 경쟁적으로 나서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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