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리바시, 해수면 상승에 존폐위기…전국민 이주 고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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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2-03-09 17: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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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경제 전재욱 기자) 지구 온난화로 해수면이 상승하면서 지도상에서 사라질 처지에 놓인 남태평양의 섬나라 키리바시. 이 나라 정부는 전국민을 모두를 피지로 이주시키는 방안을 고려하고 있다.

키리바시의 아노테 통 대통령은 9일 내각이 피지제도에서 가장 큰 비티레부섬을 구입하는 방안을 승인했다며 6000에이커(여의도 면적 약 3배) 넓이의 이 섬이 키리바시 국민 10만3000명의 최후의 보루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통 대통령은 “이런 일이 발생하지 않기를 바라지만 필요하면 이주할 수도 있다”면서 “이는 후세대를 위한 것이며 그들에게는 생존의 문제가 될 수 있다”고 했다.

현재 일부 마을은 바닷물이 나무와 농작물에 필수적인 지하수를 오염시키는 사례가 발생했다. 이미 이주를 시작한 마을도 발생했다.

통 대통령은 비티레부섬 매입안이 다음달께 의회의 승인을 받을 것으로 내다봤다.

키리바시는 섬 대부분의 해발은 해수면과 얼마 차이가 나지 않아 기후 변화 영향에 취약하다. 과학자들은 현재 태평양의 해수면이 연간 2mm 정도 상승하고 있다고 추산하지만 기후 변화가 가속화하면 해수면 상승 속도가 빨라 질 수 있다.

한편 아직 이 방안은 키리바시의 일방적인 계획에 불과하다. 피지당국과 공식 논의된 바 없으며 피지 국민의 여론도 확인되지 않은 상황이다.

샤론 스미스 존스 피지 정부 대변인은 여러 기관을 통해 키리바시의 계획을 살펴본 뒤 다음 주께 공식 입장을 발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통 대통령은 기후 변화에 대처하려고 키리바시의 일부 섬을 방파제로 떠받치거나 플로팅 아일랜드를 만드는 등 여러 대안을 고려중이다. 그는 “국민의 미래를 보장하려고 노력하고 있다”며 “국제 사회가 이 문제를 더 고민할 필요가 있다”고 호소했다.

피지는 키리바시에서 1400마일(약 2250킬로미터) 정도 떨어져 있다. 비티레부섬은 종교단체의 도움으로 960만달러에 팔릴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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