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베이징, 3월 명품소비 최대…이유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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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2-03-14 15: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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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공공연한 비밀…3월 중국 최대 정치행사 양회 개최<br/>명품 매장마다 물건 동나

3월 중국 최대정치행사인 양회가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열리고 있는 모습. [출처=신화사]
(아주경제 배인선 기자) 중국 베이징에서 명품 소비액이 가장 많을 때는 크리스마스 시즌도 아닌, 최대 명절인 춘제(春節)도 아닌 중국 최대 정치행사인 양회(兩會·전국인민대표대회와 전국인민정치협상회의)가 열리는 3월인 것으로 나타났다.

중국 온라인 매체인 다허왕(大河網) 14일 보도에 따르면 최근 세계사치품협회 어우양쿤(歐陽坤) 중국 대표는 생일을 맞은 친구의 부탁으로 베이징 에르메스 매장에서 28만 위안짜리 에르메스 벨트 몇 개를 주문하려고 했다가 해당 매장으로부터 “전부 매진됐다”는 대답만 들었다. 어우 대표는 “보통 이 기간만 되면 대다수 인기 제품은 구하기가 힘들다”고 대답했다.

같은 기간 한 소비자는 중국판 트위터인 웨이보(微博)를 통해 “1만 여 위안 하는 프라다 가방을 사려고 베이징 시내 프라다 매장 세 곳을 돌아다녔는데 허탕만 쳤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일전에 이태리 한 명품업체 중국사업부에서 근무했다는 한 관계자는 “매년 3월만 되면 원래 이렇다”며 “명품 판매량은 여느 때보다 2배 가량 늘어난다”고 말했다. 그는 3월에는 고객들이 알아서 매장을 찾아오기 때문에 굳이 고객을 유치하기 위해 따로 마케팅을 할 필요도 없다고 전했다.

이 매체는 특히 3월에 명품 매장을 찾는 손님들에게는 몇 가지 특징이 있다고 설명했다. 보통 2명이 함께 명품 매장을 방문해 1명은 물건을 고르고 1명은 카드로 계산을 하는 경우, 아니면 다소 유행에 뒤떨어진 옷차림에 지방 사투리를 쓰는 사람들 여러 명이 단체로 와서 ‘통 큰’ 구매를 한다는 것.

또한 이 매체는 베이징 시내 몇몇 명품 매장 직원들의 말을 인용해 ‘3월의 손님’은 눈에 띄는 명품 로고가 새겨져 있지 않아도 고급스러운 분위기를 풍기는 제품을 선호하며, 특히 롤렉스, 까르띠에, 오메가 등과 같은 명품 시계에 열광한다고 전했다.

이 매체는 비록 3월에 베이징 명품매장 매출액이 늘어나는 것에 대한 이유는 설명하지 않았다. 3월 중국 최대 정치행사인 양회가 베이징에서 열리기 때문이라는 것은 모두가 다 알고 있는 '공공연한 비밀'이기 때문이다.

양회에 참석하기 위해 베이징을 찾은 지방 간부들이 명품을 직접 구매하거나 혹은 양회 기간을 이용해 간부들에게 명품을 선물하기 위해 명품 매장을 찾는다는 것.

대다수 중국 네티즌들은 “말하지 않아도 다들 이유를 알고 있다”, “누가 와서 명품을 사는지 다들 알고 있지 않은가”, “국민의 혈세를 낭비하는 그들”, “양회는 귀족들의 잔치”라며 명품에 열광하는 중국 간부들을 향해 비난의 목소리를 높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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