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카드사 순익 반토막… 연체율 상승 탓

(아주경제 차현정 기자) 지난해 6개 전업 카드사의 당기순이익이 급감했다. 신용카드 이용실적은 전년에 비해 7.9% 증가했다.

금융감독원은 지난해 KB국민카드를 제외한 롯데·삼성·신한·하나SK·현대·BC카드 등 6개 전업카드사의 순이익이 1조3000억원으로 전년(2조7000억원)에 비해 52.0% 감소했다고 20일 밝혔다.

무려 1조4000억원이 급감한 수치로 금감원이 지난해 충당금 적립기준을 강화하면서 대손비용이 크게 늘어난 데 따른 것이다.

금감원은 연체율 상승에 따른 충당금 적립 증가로 카드사들의 대손비용이 크게 늘었다고 설명했다.

이에 앞서 금감원은 지난해 6월 말부터 신용판매와 카드대출을 분리해 충당금을 쌓게 하는 등 적립기준을 강화했다. 연체 1개월 미만 정상여신의 경우 신용판매는 1.5%, 카드대출은 2.5%를 적립해야 한다.

연체 1개월 이상 3개월 미만에 해당하는 요주의 여신은 신용판매 40%, 카드대출 50%로 충당금 적립기준을 대폭 높였다. 이에 전업 카드사의 대손비용은 2010년 3200억원에서 지난해 1조1903억원으로 급증했다.

연체율도 크게 올랐다. 지난해 말 현재 1.91%로 전년(1.68%) 대비 0.23%포인트 상승했다.

금융당국의 직불형 카드 활성화 정책의 영향으로 체크카드 이용실적은 눈에 띄게 늘었다. 지난해 총 68조7000억원으로 전년의 51조5000억원 보다 33.4% 증가했다.

총 카드 이용실적 가운데 체크카드 이용실적 비중도 13.2%로 전년(11.1%)에 비해 2.1% 상승했다. 체크카드는 지난해 말 현재 8975만매로 전년에 비해 1301만매(17.0%) 늘었다.

신용카드 사용은 7.9% 증가했다. 신용판매는 451조6000억원으로 9.6% 늘었고 카드대출은 106조9000억원으로 1.5% 증가했다. 다만 카드대출 이용실적 증가세는 2009년 8.2%, 2010년 7.1%과 비교할 때 지난해 큰 폭으로 감소했다.

카드사들의 외형 증가세도 둔화됐다. 금융당국이 외형확대 경쟁을 억제했기 때문이다.

은행 겸영 카드사를 포함한 전체 카드자산 잔액은 지난해 말 현재 79조7000억원으로 전년 75조6000억원에 비해 4조1000억원 증가하는데 그쳤다.

금감원 관계자는 “올해 국내외 경제성장세 둔화, 가계부채 잠재위험 등으로 신용카드 영업의 불확실성이 확대되고 가맹점수수료율 체계 개선에 의해 수익성 감소 추세가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며 “카드사들이 잠재위험에 대비해 충분한 손실흡수능력 및 유동성을 유지할 수 있도록 감시·감독을 강화해 나갈 방침”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