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수논객 복거일 “기혼여성 혼외정사 의도…감시해야”…여성비하 논란

(아주경제 이상준 기자) “두시간 넘게 앉아서 들은 내가 바보가 된 기분이었다.” “수치스러웠다.” “강의 목적과 일말의 연관성도 없는데다 성차별적 발언을 진리처럼 말하는 것에 열 받았다.”

이화여대 학생들이 학내 커뮤니티 사이트 게시판에 쏟아진 불쾌감을 드러낸 글들이다.

소설가 복거일(66)씨가 또 도발적 문제를 일으켰다. 복거일씨가 28일 이화여대 초청강연에서 “기혼여성은 언제나 혼외정사를 의도한다”는 등 여성비하적인 발언으로 비난을 받고 있다.

28일 이화여대 측과 학생들에 따르면 복씨는 지난 21일 행정학과 전공수업 ‘규제행정론’ 초청강연에서 “여성은 결혼을 했어도 언제나 혼외정사의 의도가 있고 그렇기 때문에 항상 여성을 감시해야 한다”며 “이 때문에 여성이 시집간다는 표현이 있으며 여성의 시집살이는 남성의 유전자를 보전하기 위한 하나의 장치”라고 말했다. 그는 또 “여성이 힘들어하는 시집살이는 여성이 한눈을 팔지 못하게 하며, 성적인 관계를 남편에게만 집중할 수 있게 한다”고말했다.

복씨는 이날 당초 ‘정부 규제의 이념적 논의’를 주제로 강연하기로 했으나 강연 시간 3시간 중 절반 이상을 “남성은 자식이라도 자신의 유전자를 가졌는지 확신할 수 없어 계속 다른 여성과 성적 관계를 가져야 한다” “남성은 유전자적으로 젊고 어린 여성을 원하기 때문에 여성은 최대한 어려 보이려고 화장을 한다”는 등의 발언으로 채웠다.

강연 내용이 알려지면서 트위터 등에서 비난 여론이 쇄도하고 일부 학생들은 교내 양성평등센터에 복씨를 신고하기도 했다.

복 씨는 “질문에 다 대답해 주며 열심히 강연했다. 그러나 어느 지독한 학생 한 명이 불쾌한 행동을 하고 있었다”며 “전혀 논란이 될 것 없는 수업이었다”고 논란에 대해 일축했다.

이화여대 관계자는 “복씨 강의의 내용은 이미 확인했다”며 “학교 내부 규정과 절차에 따라 사실관계를 조사한 뒤 적절히 조치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복 씨는 과거 ‘성매매특별법’ 무용론을 공개적으로 주창하고, ‘성매매에 대한 합리적 태도’라는 글에서 “성매매 금지를 말하는 사람들은 ‘성매매가 인신매매를 양산하기 때문에 막아야 한다’고 주장하는데, 이는 ‘고용이 강제노역을 낳으니 고용을 막아야 한다’는 얘기와 다를 바 없다”고 말해 논란이 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