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이수경 기자) 최근 지방은행인 부산은행과 대구은행이 중국 진출에 시동을 걸며, 새로운 먹을거리 찾기에 나섰다.
하지만 규모와 국내 점유율이 상대적으로 낮은 여타 지방은행들에게 해외진출은 아직까지 그림의 떡이다.
11일 은행권에 따르면 부산은행과 대구은행은 연내 중국의 사무소를 지점으로 전환할 예정이다. 이들 은행은 지난주 중국 은행감독관리위원회로부터 지점 설립 인가를 받았다. 이에 따라 부산은행은 칭다오에, 대구은행은 상하이에 지점을 열게 된다.
현재 지방은행 가운데 해외에 사무소를 두고 있는 곳은 이들 은행밖에 없다. 부산은행은 베트남 호찌민까지 합해 2곳의 사무소를 운영해왔으며, 대구은행은 상하이가 유일하다.
경남·전북·광주은행 등 여타 지방은행들은 아직까지 해외진출 계획을 검토하지 않고 있다. 국내에서 입지를 다지기에도 현재 부족한 상태라는 것이 그 이유다.
은행권의 한 관계자는 “부산은행과 대구은행은 다른 지방은행들과 자산 규모에서부터 워낙 차이가 난다”며 “두 은행을 지방은행으로 분류하기에는 덩치가 많이 커졌다”고 말했다.
부산은행과 대구은행의 총자산은 지난해 말 기준으로 각각 38조원과 31조원으로, 경남은행(25조원)과 광주은행(18조원) 및 전북은행(12조원)보다 규모가 크다. 지방은행 가운데 유일하게 지주사를 가지고 있는 곳도 이들이다.
이에 따라 상대적으로 규모가 작은 여타 지방은행들은 해외보다는 국내 영업에 좀더 주력할 계획이다.
특히 전북·광주은행 등 호남권을 기반으로 한 은행들은 수도권 진출에 보다 주력할 예정이다. 지역 경제가 불황인 데다, 상대적으로 지역 기반 기업 수도 적어 수요가 많지 않기 때문이다.
전북은행의 전라북도 내 시장 점유율은 지난해 말 기준으로 수신 33.65%, 여신 27.75%를 기록하고 있다. 하지만 전북은행은 도내 시장의 한계를 들어, 수도권 영업망 확대를 통한 규모의 경제 실현을 달성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지난달 서울 잠실 지점을 개점하며 서울에만 5개의 지점을 보유중이다. 지주사 전환 등도 경쟁력 강화의 일환으로 검토중이다.
광주은행의 광주 및 전남 지역 점유율은 같은 기간 현재 수신 29.6%, 여신 26.3%다. 광주은행 관계자는 “전남 지역 점유율이 다소 낮아 이를 포함해 서울지역 공략을 계획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경남은행은 경남과 울산 지역에서 22.5%의 시장점유율을 보이고 있다. 하지만 여기에 부산지역을 합하면 점유율은 12.5%로 줄어든다. 부산은행의 압도적인 점유율 때문이다.
이에 따라 경남은행은 부산 및 경북지역 등 영남권 기반 구축에 좀더 주력한다는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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