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파원 칼럼> 미 대선의 전업주부 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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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2-04-15 14: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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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싱턴(미국)= 송지영 특파원)한국이나 미국이나 결혼 여성들의 가사와 직장 일은 이슈다. 여성들끼리도 또 남녀간에도 이 주제를 놓고 종종 이야기를 주고 받는다. 때로는 설전이 되기도 한다.

골자는 뻔하다. “여성의 가사 일은 해도 해도 끝이 없고 고달픈 것이지만 제대로 평가받지 못한다. 마치 집에서 놀면서 남편이 벌어온 돈으로 먹고 산다는 느낌을 받을 때가 많다.” 종종 몰지각한 남편들이 ‘집에서 이것도 안하고 뭐하고 있어?’란 식으로 말을 하면 이 날은 끝장나게 싸울 각오도 해야 한다.

여성들 스스로도 이 문제를 놓고 논란이 많다. “둘 다 일 맞다. 그러면 어느 것이 더 힘드냐? 가사일 아니면 직장일? 아니다. 여성들은 보통 둘 다 한다. 밖에서 돈을 벌어도 육아와 가사 일은 여자가 하지 남자게 완벽하게 돕거나 일을 나누는 사람은 거의 없다.”

결혼을 하고 보통 아이를 낳아 기르면서 여성들은 직장 일을 하지 않는 경우가 많았다. 그 속에는 달콤한 유혹도 분명히 있었다. 밖에서 돈 때문에 직장 상사 비유를 맞추지 않아도 되고, 봐도 봐도 사랑스러은 아이를 돌보며 집에 있는 시간은 누가 봐도 매력이다.

그러나 시간이 지나면서 집에만 있다는 무기력증은 여성들을 엄습한다. 남편도 사회 생활을 하면서 점점 발전하는 것 같고, 친구 누구도 아이를 키우면서도 직장생활을 잘 하는 것 같고. 이같은 스토리는 미국 여성들도 마찬가지다.

장수 인기 TV 시리즈 ‘위기의 주부들(Desperate Housewives)’ 내용을 보면 몇몇 엽기적이고 극적인 소재를 제외하면 육아와 가사일, 또 직장일 사이에서 어느 한 곳에도 제대로 정착하지 못하고 고민하는 미국 여성들 이야기가 많이 나온다.

미국 대선에서도 이 주제가 터져나올지는 생각지 못했다. 미트 롬니 공화당 대선 후보의 부인 앤은 최근 민주당 여성 전략가인 힐러리 쿠퍼로부터 “하루도 돈 때문에 직장 일을 해보지 않은 사람”이란 공격을 받았다. 롬니가 “내 처가 말하길 ‘여성들이 경제 돌아가는 것에 정말 관심도 많고 걱정을 한다’고 한다”고 말하자 이에 대한 대응이었다.

결국 롬니의 부인 앤이 “그래 맞다. 난 남편 잘만나 하루도 돈 때문에 일해보지 않았지만 아들 5명을 키웠다. 생각해보라. 아들 다섯을 키우려면 얼마나 쉽지 않은지, 일을 하고 싶어도 할 수가 없다”고 항변했다. 이같은 주장에 많은 전업 주부들이 동참했다. 미셸 오바마도 거들었고, 결국 쿠퍼는 앤 롬니를 비롯한 많은 전업 주부들 전체에게 자신의 발언을 사과하기에 이르었다.

이렇게 해서 일단락된 듯하지만 끝은 아닌듯 싶다 .여성 유권자들이 이번 선거에서 자신들의 목소리를 낼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 그동안 여성과 소수계 유권자들은 롬니 보다는 오바마를 많이 지지했다. 롬니를 앞서는 전체 지지도 배후에는 이들이 있었다. 그런데 같은 당 전략가 여성이 이런 분란을 일으켰으니 오바마 입장에서는 빨리 진화하고 싶었을 것이다.

워싱턴포스트(WP)가 수그러드는 불씨에 기름을 붓는 듯한 칼럼을 14일(현지시간) 게재했다. “롬니와 그를 지지하는 공화당 의원들은 여성들에게 남성들과 동등한 보수를 지불하는 법에 반대했다...또한 유방암 재단 지원을 삭감하는 등 여권신장에 반하는 데 앞장 서기도 했다. 전업 주부기 일하는 것은 맞지만, 롬니 부인은 같은 일을 하는 것은 아닌 것 같다. 억만장자 대선 후보 부인이 ‘나도 일한다’고 했을 때 얼마나 많은 일반 주부들이 동정표를 줄 것인가”하는 지적이다. 남성들에 비해 여성표가 없는 롬니가 이번 일로 얼마나 표를 가져갈지 관심이다. 괜시리 앤이 나서 어렵게 생활하는 전업주부들의 표를 빼앗길 수도 있다. 표심은 정말 어디로 튈지 모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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