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날 BBC 보도를 보면 회원국들은 이번 정상회담의 주요 의제인 쿠바의 OAS 참석과 포클랜드 영유권 문제 등에서 접점을 찾지 못하고 공동성명 채택에 실패했다.
의장국인 콜롬비아의 후안 마누엘 산토스 대통령은 폐막 성명에서 “어떤 합의도 도출하지 못한 탓에 어떤 공동성명도 채택하지 못했다”고 밝혔다. 그는 “다양한 의견이 오간 것은 민주주의가 살아 있다는 방증”이라고 자평했다.
대다수 회원국들은 오는 2015년 차기 회의에 쿠바가 OAS에 참석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미국과 캐나다는 쿠바 정권이 민주적 통치를 하지 않고 자국민 인권을 보호하지 않는다는 이유로 강력하게 반대했다. 미국의 최대 우방국인 멕시코와 콜롬비아까지 쿠바의 OAS 복귀를 촉구했지만 합의는 도출되지 않았다.
쿠바는 1959년 공산 혁명을 이룬 뒤 1962년 미국의 강력한 반대로 OAS 회원 자격을 박탈당했다. 쿠바는 OAS 회원국 자격을 2009년에 회복했으나 미국의 거부로 OAS 정상회의에는 참석하지 못하고 있다. ‘미주를 위한 볼리바르 동맹(ALBA)’ 회원국인 베네수엘라와 에콰도르, 볼리비아 등은 차기 회의에 쿠바를 초청하지 않으면 자신들도 참석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아르헨티나와 영국이 영유권 분쟁을 겪고 있는 포클랜드 영유권 문제에서도 의견차이를 보였다. OAS 국가들은 이 섬을 아르헨티나가 지배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크리스티나 페르난데스 아르헨티나 대통령은 미국이 포클랜드 영유권 문제에 입장을 밝히라고 요구해왔다. 미국은 외형적으로 중립 입장을 지켰다. 그녀는 이번 회의 결과에 불만을 갖고 공식 폐막이 치러지기 자리를 떴다. 또 회원국들은 마약과의 전쟁이 실패한 만큼 차라리 마약 사용을 합법화하자는 과테말라의 주장 등을 놓고서도 충돌하며 뚜렷한 결론을 내리지 못했다.
이를 두고 로이터는 OAS 회원국들이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을 고립시켰다고 진단했다. 또 이는 미주 지역에서 세력을 키운 중국의 영향력 탓에 미국의 입지가 쇠퇴하고 있다는 점을 보여준 것이라고 분석했다. 중국이 이 지역에서 외연을 넓혀감에 따라 미국의 영향력이 감소했다는 것이다. 오바마 대통령은 또 자신의 경호원들이 현지에서 매춘 혐의를 저질러 곤욕을 치렀다.
이틀 간 일정으로 열린 이번 정상회의에는 미주 지역 35개국 가운데 쿠바, 에콰도르, 베네수엘라, 니카라과를 제외한 31개국 정상들이 참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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