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케빈 나가 톱을 들고 활짝 웃고 있다. [미국PGA투어 홈페이지 캡처] |
(아주경제 김경수 기자) “어! 재미교포 케빈 나(29· 타이틀리스트)가 클럽 대신 기계톱을 들고 나타났네!”
그렇다. 그의 손에 들린 것은 벌목공들이 쓰는 기계톱이었다. 장소는 미국PGA투어 ‘발레로 텍사스오픈’이 열리는 미국 텍사스주 TPC샌안토니오 9번홀(파4) 러프다.
케빈 나는 지난해 이 대회 첫날 9번홀에서 러프를 전전한 끝에 16타를 쳤다. 투어 파4홀 스코어로는 역대 최악수준이다. 그는 그날 80타를 쳤고, 결국 커트탈락했다.
케빈 나는 올해도 이 대회에 출전했다. 대회 주최측에서 “지난해 수모를 안겨준 나무를 베어버리겠는가?”고 제안하자 “그렇게 하자”며 톱을 들고 달려든 것. 지난해 16타의 발단이 된 문제의 나무를 잘라냈다.
이는 크레이그 스태들러(미국)를 본딴 것이다. ‘해마 수염’으로 유명한 스태들러는 1987년 투어 샌디에이고오픈 3라운드 때 14번홀 티샷이 나무아래 멈췄다. 나뭇가지가 걸려 무릎을 꿇고 샷을 해야 할 상황이었다. 그런데 나무 아래 땅이 축축했다. 그는 수건을 깐 후 무릎을 꿇고 샷을 했다. 이 날 순위는 2위.
그런데 그 광경을 TV로 본 시청자가 ‘스탠스 개선’(규칙 13-2)이라고 항의했고 경기위원회에서는 2벌타를 부가하지 않고 스코어카드를 낸 그를 실격시켰다. 스태들러는 8년 후 그 곳에 왔을 때 주최측이 “문제의 나무를 베겠느냐?”하자 흔쾌히 수락하고 톱으로 나무 밑동을 베어냈다. 웬만한 골퍼들은 아는, 유명한 장면이다.
케빈 나는 20일 오전 2시40분 지난해 챔피언 브렌단 스틸, ‘신예’ 버드 콜리와 함께 1라운드를 시작한다. 텍사스 댈러스에 사는 최경주(42· SK텔레콤)도 출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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