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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건희 삼성전자 회장 |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이 여성 승진자와 오찬을 갖고, 여성 인재의 중요성을 재차 강조했다. 또 그룹 내 여성 인력의 비율도 현재 30%에서 더 늘리겠다고 밝혔다.
19일 삼성그룹에 따르면 이 회장은 이날 오전 11시 30분께 부터 100분 동안 각 계열사 상무(3명)·부장(2명)·차장(3명)·과장(1명) 등 9명의 여성 승진자와 오찬을 함께하며 일과 가정 생활을 병행하는 여성 임직원들의 고충을 듣고 독려하는 시간을 가졌다.
이 회장은 이 자리에서 "아직 우리 사회에 여성차별이 존재하지만 예전에는 더했다"며 "그래서 회장이 되고 난 후에는 '여성인력을 늘려라·잘 키워라·보육시설을 만들어라'라고 강조했다"고 밝혔다.
특히, 이날 오찬에는 고교 졸업 후 반도체 생산 현장에서 17년 동안 근무하며 지난해 말 차장으로 승진한 30대 중반의 직원이 눈길을 끌었다.
이 직원은 "생산직 여성들에게 학력의 벽이 없다는 것을 제가 보여준 듯해 정말 기쁘다"며 차장 승진 후 주변 동료와 후배들에게도 귀감이 된 본인의 이야기를 풀어놨다. 이에 이건희 회장은 "부장도 하고, 상무도 달아야 하지 않겠냐"며 "꼭 기억하고 있겠다"고 독려하기도 했다.
또 다른 직원은 CEO에 대한 에피소드를 털어놓기도 했다. 그는 "우리 사장님은 너무 터프해서 남자 임직원들이 힘들어 하지만 저는 할 얘기 다 한다"며 "남자 선배들이 애로사항을 대신 부탁할 때도 있다"고 말했다.
이에 이건희 회장이 누구냐고 묻자 "윤부근 사장"이라며 "윤 사장의 개발팀장 당시 별명은 '불끈'이었다. 하지만 경영자가 되고 나서 부드러워졌다. 요즘에는 '푸근'으로 불러달라고 하더라"고 말했다.
이 자리에 배석했던 이인용 삼성커뮤니케이션팀장(부사장)은 "개인 생활의 사소한 부분까지 격의없이 이야기하는 자리였다"며 "화기애애한 분위기에서 이건희 회장이 관심있게 듣고 중간중간 본인의 생각도 이야기했다"고 전했다.
이건희 회장의 여성 인재 사랑은 남다르다. 이 회장은 지난 1993년 신경영 선언 이후 지속적으로 여성 인력의 중요성을 강조해 왔다. 지난 10일 지역전문가 출신 임직원 7명과의 오찬 회동에서도 "여성 인력들에게 더 많은 기회를 제공하기 위해 지역전문가 비중을 현재 20%에서 최대 30%까지 늘리라"고 주문했다.
현재 국내에서 근무 중인 삼성그룹 임직원은 21만여명이며, 이 가운데 여성인력은 29%인 6만명 수준이다. 여성 임원의 경우, 전체 임원 수(1700명)의 2%인 34명에 불과하다.
이와 관련, 삼성그룹 관계자는 "지난 1993년 여성 대졸 공채를 시작으로 여성 인력을 대거 채용하기 시작해 올해 첫 임원 승진자가 나왔다"며 "향후 여성 임원의 비율은 점차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날 오찬에는 이건희 회장의 자녀 가운데 이부진 신라호텔 사장만 동석한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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