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각에서는 정권말 임기보장이 어렵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제기된 가운데 현임 이승우 사장의 연임설도 불거져 나오고 있다.
앞서 예보는 지난 12일까지 사장 후보자 신청을 받았는데, 지원자가 별로 없자 20일까지 기한을 늦췄고, 다시 27일까지 두번째 연장했다. 특히 1차 공모에 지원한 사람은 불과 1명뿐인 것으로 알려졌다.
예보 사장은 금융기관으로부터 받은 보험료로 예금보험기금을 조성해 뒀다가 금융기관 파산 등으로 예금을 돌려 줄 수 없게 되었을 때 대신 지급하는 예보를 총괄하는 자리다.
예보는 지난해 저축은행 사태와 같이 예금자 보호라는 막중한 책임을 가진 금융 공기업으로 최근에는 저축은행 감독 기능이 한층 강화되기도 했다.
때문에 예보 사장 연봉은 1억7000만원이고 성과급을 포함하면 2억~3억원에 달한다.
하지만 이같은 자리에 선뜻 나서는 사람이 없는 까닭에 대해 금융권에서는 정권 교체 후 임기(3년) 보장이 불투명하기 때문으로 보고 있다. 실제로 참여정부 말기 공기업에 들어간 이들이 정권교체 후 자리를 내놓아던 사례가 이를 뒷받침하고 있다.
이 때문에 예보 사장으로 물망에 올랐던 금융당국의 후보들이 이를 고사하면서 불협화음설까지 나오고 있다.
실제로 예보 사장직은 당연직 위원이라 금융위원장이 대통령에게 후보를 제청해 대통령이 임명하기 때문에 당초 금융위원회 측은 최수현 금감원 수석 부원장을 예보 사장으로 보내고, 김주현 금융위 사무처장이 그 자리를 메우는 인사를 생각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권혁세 금감원장이 최수현 수석 부원장을 그대로 두겠다는 태도를 보이면서 인사 구도가 틀어진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행시 25회 동기인 최 부원장과 김 사무처장은 모두 완강히 고사하는 입장이다.
이에 따라 5월 중순 임기가 끝나는 이승우 예보 사장의 후임 공모는 2차 연장 후에도 불분명한 상황이다. 이에 따라 금융위와 금감원 간에 후보가 도출되지 않으면 제3 후보로 최규연 조달청장, 강호인 전 기획재정부 차관보 등도 거론되고 있다. 또한 현임 이승우 예보 사장의 연임설도 힘을 얻고 있는 실정이다.
이와 관련 한 전문가는 “직책이 가지는 책임보다 권한을 중시하는 금융관료들의 병폐”라며 “예금자보호보다 자리보전에만 연연하고 있다”고 질책했다.
또한 공모의 형태를 띄고 있지만 사실상 금융관료나 정치인이 아니면 들러리에 불과한 공기업 인선의 불합리성을 여실히 보여주는 사례라는 지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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