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3구 투기지역 해제 초읽기.."호가는 뛰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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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2-05-07 06: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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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번주 부동산 거래 활성화대책 발표

아주경제 정수영 기자= 서울 강남3구(강남·서초·송파구) 투기지역 해제가 초읽기에 들어갔다.

정부는 이르면 이번 주 강남권 투기지역 해제 등을 담은 부동산 거래 활성화대책을 내놓을 예정이다. 하지만 주택시장은 혼란스런 분위기다. 호가(집주인이 부르는 매도 희망 가격)는 오르고 있지만 매도·매수자 모두 타이밍이 언제인지 몰라 우왕좌왕하고 있다. 오히려 실제 거래는 부진한 모습이다.

전문가들은 정부가 추가 대책 발표에 너무 신중한 태도를 보이고 있는 것이 문제라고 지적한다. 강남3구 투기지역에 따른 집값 급등현상이 단기간에 나타나기 어려운 상황인 데도 정부가 부작용을 우려해 대책의 폭과 발표 시기를 정하지 못하고 있다는 얘기다.

하지만 현재로선 서울·수도권 주택 거래가 살아나느냐, 마느냐는 정부와 서울시의 손에 달려 있다. 이로 인해 두 기관으로 향한 눈들이 어느 때보다 커진 상황이다.

◆기대감 무르익은 강남3구 주택시장

강남권이 투기지역에서 풀리면 6억원 초과 주택의 총부채상환비율(DTI) 규제가 40%에서 50%로 완화된다. 주택담보대출비율(LTV)도 40%에서 50% 늘어난다. 또 3주택 이상 보유자들이 강남 3구 주택을 팔 때 적용되는 양도소득세 10%포인트 중과제도(16~48%)도 사라진다. 거래 후 15일 이내 신고해야 하는 주택거래신고제 적용도 받지 않는다.

현재 투기지역으로 묶여 있는 지역은 서울 강남3구가 전부다. 이미 강남권 부동산시장은 기대감이 한껏 무르익은 분위기다. 조급해하던 매도자들은 다소 느긋해졌고, 반대로 매수자들은 매수 타이밍이 언제일지 몰라 불안한 모습이다. 집주인들은 호가를 2000만~3000만원씩 올리는가 하면 매물을 거둬들이고 있다. 수요자들은 급매물 위주로 거래에 나서고 있다.

하지만 정부가 대책 발표 시점을 잡지 못하자 일부에서는 거래 시점을 늦추는 등 혼란스런 모습이 나타나고 있다. 개포동 J공인중개소 사장은 “호가뿐 아니라 실제 급매물 거래가격도 오르려고 하더니, 주말 들어서는 매도자나 매수자 양쪽 모두 정부 발표까지 좀 더 지켜보자는 분위기로 바뀌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투기지역 해제해도 집값 급등 없다”

전문가들은 투기지역을 해제한다 해도 일시적인 집값 급등은 없을 것으로 보고 있다. 채훈식 부동산1번지 부동산연구소 실장은 “강남의 투기지역 해제는 시장 회복을 위한 시그널이 될 수 있지만, 부동산 경기가 침체된 상황에서 매수자가 빠르게 유입되기는 쉽지 않다”고 말했다.

박원갑 국민은행 부동산수석팀장도 “투기지역 해제가 당장 시장에 미치는 영향은 크지 않을 것”이라며 “다만 강남은 투자1번지라는 상징적 의미가 큰 만큼 거래 상승에 따른 집값 오름세도 나타날 수 있다”고 내다봤다.

오히려 정부의 대책이 미흡할 경우 시장은 더 침체될 수 있다고 우려하는 시각도 적지 않다. 임병철 부동산114 팀장은 “현재 주택거래 현장은 기대감이 고조되고 있지만 부동산 대책의 내용이 시장과 수요자의 기대에 못미칠 경우 실망감에 따른 하락 현상이 재현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이남수 신한은행 부동산재테크팀장은 “투기지역 해제는 수요자 자금 마련 요건을 개선할 수 있지만, 정부의 지속적 거래 활성화 노력과 서울시 재건축 규제 완화 등이 뒤따라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수도권 거래시장 회복도 쉽지 않을 듯”

강남3구가 투기지역에서 풀린다해도 서울·수도권 전체의 주택거래 증가를 기대하기는 무리라는 의견도 많다. 우선 정부가 이달 내놓을 것으로 보이는 주택 거래 활성화 대책의 내용이 예상보다 저조할 수 있다는 것이다. 투기지역은 관련부처 협의로 정부가 해제할 수 있지만, 다른 대책은 대부분 국회를 거쳐야 한다.

지난해 12·7 대책에서 나왔던 다주택 보유자에 대한 양도세 중과 폐지와 민간 주택 분양가 상한제 폐지, 재건축 초과 이익 부담금 부과 유예 등은 국회 법 개정사항이다. 이들 법안은 아직까지 국회에서 처리되지 않고 있다.

서울·수도권 전역으로 DTI 규제를 완화하기도 힘든 상황이다. 가계 대출 부담이 1000조원을 육박하고 있어서다.

주택 거래량을 늘리는 직접적 방안인 취득세도 다시 감면하기는 무리라는 의견도 많다. 취득세를 1%에서 2%로 다시 늘린 지가 얼마 안되는 데다 지방세 감면을 우려하는 지자체들의 반발도 거센 상황이다.

취득세 감면 효과를 놓고도 의견이 엇갈린다. 곽창석 나비에셋 대표는 "현 정부가 거래 활성화를 위해 취득세 감면을 시행해봤지만 별다른 효과를 거두지 못했다"고 말했다. 반면 박합수 국민은행 부동산팀장은 “사실상 투기지역 해제보다 취득세 완화는 거래를 증가시키는 단기적인 효과가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12월 치러질 대선도 걸림돌이다. 정치권이 주택 정책의 포커스를 복지 쪽에 맞추고 있기 때문이다. 박상언 유앤알 컨설팅 대표는 “대선 전까지는 부동산 규제 완화보다 서민 주거 복지 확대에 초점이 맞춰질 가능성이 크다”며 “대책이 나오더라도 그 폭은 크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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