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의 ‘영향력’을 한눈에 확인할 수 있는 일종의 ‘바로미터’인 춘완을 이야기할 때 떠오르는 이름 자오번산(趙本山). 그는 중국식 만담 콩트인 ‘샤오핀(小品)’을 가지고 1990~2011년(1994년 제외)까지 무려 20년 연속 춘완에 출연하며 인기를 끌었다. 샤오핀 주제를 점치는 뉴스가 나올 정도로 중국인들의 마음 속에 자오번산은 국민 코미디언으로 자리잡았다.
‘코미디 황제’로 불리는 자오번산은 1957년 랴오닝(遼寧)성 톄링(鐵嶺)시에서 태어났다. 고아 출신의 자오번산은 6세가 되던 해부터 둘째 삼촌을 따라 전통 악기, 전통 희극을 배우기 시작했다. 맹인이던 삼촌은 자오의 예술 선생님이 되어주었고, 자오는 1986년 톄링극단에 들어가면서 정식으로 배우가 되었다. 극단 입단 이후 전통희극 ‘대관등(大觀燈)’의 맹인 역할을 맡으며 200회 이상 무대에 오른 자오. 동북지역에서 점차 명성을 쌓아가던 그는 CCTV 관계자의 눈에 띄며 30세에 마침내 춘완 무대에 서게 된다. 그리고 매년마다 자오번산이 제작하고 출연한 다수의 ‘자오번산식’ 샤오핀은 춘완 무대를 장악하며 춘완 대상을 휩쓸었고, 샤오핀에서 나온 대사는 그해 최고 유행어가 되었다.
국민 코미디 배우로 입지를 굳힌 자오번산은 점차 활동 범위를 넓혀 갔다. 이른바 ‘자오번산 사단’을 출범시키며 후배 연예인 양성을 시작했는데, 2009년 최고의 주가를 올렸던 샤오션양(小沈陽)을 시작으로 판웨이(范伟) 등 유명 배우들의 그를 따르고 있다.
자오는 이와 함께 드라마 제작과 자신이 제작 투자한 영화에 배우로까지 활동하고 있다. 지난 해 2010년에 개봉한 영화 ‘대소강호’는 자오가 투자하고 주연을 맡은 대표 영화. 중국 대표 감독 왕자웨이(王家衛)가 메가폰을 잡고 한국 여배우 송혜교 등 호화 캐스팅으로 주목을 받으며 올 연말 개봉을 앞둔 ‘일대종사’에서도 열연을 펼친 것으로 알려졌다.
코미디언과 배우, 드라마 제작자 등 바쁜 행보를 보이고 있는 자오번산은 그러나 올해 춘완 무대에서 하차하는 등 최근 불미스런 스캔들에 시달리고 있다.
우선 20여년간 자타공인 춘완의 ‘주인공’이었던 자오는 춘완 무대에서 하차했다. 이는 해마다 같은 패턴의 샤오핀에 젊은 시청자들이 ‘식상하다’는 반응을 보인 결과. 작년 홍콩의 펑황(鳳凰)TV 인터넷 조사 결과 자오번산의 샤오핀은 ‘가장 재미없는 코너’ 1위라는 불명예를 안았다.
중국 연예인 중 최고 부호로 꼽힌 자오가 춘완 무대를 ‘돈 벌이’ 수단으로 이용하고 있다는 지적도 받았다.
2010년 춘완에서 내용과 상관이 없는 특정 포털 사이트 이름을 수차례 언급하는 가 하면 특정 업체의 술을 간접광고했다는 비난을 사기도 했다.
가장 최근에는 충칭(重慶)시 서기였던 보시라이가 정치적 수명이 다하면서 그와 가까운 사이였던 자오가 출국금지를 당했다는 언론 보도도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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