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의 증권업계는 지난 2011년 한해 혹한의 겨울을 보냈다. 주식시장의 침체속에 대부분의 증권사들 실적이 동기대비 감소하였고 업무면에서는 각 증권사별로 치열한 경쟁을 해야 했던 한 해였다.작년 중국 증권업계 영업수입 및 영업이익은 각각 745.4억 위안, 270.8억 위안으로 최근 3년 이래 최저 실적을 기록하였으며 순자산 수익률은 5년 이래 최저인 5.7%로 나타났다.
증권사들의 실적이 작년 한동안 이처럼 저조하고 침울했으나 금년들어서는 연초부터 주식시장이 다소 회복세를 보이기 시작했으며 특히 증권사들의 주가가 오랜만에 기지개를 펴며 새로운 봄의 전환기를 맞았다.
이런 국면전환에 큰 틀을 마련한 것은 역시 중국정부의 몫이 크다.중국증감위의 새사령탑으로 부임한 궈슈칭(郭樹清)은 공식석상에서 여려차례 금년 중국증시의 상승세를 피력하였고 원 총리(溫家寶) 또한 수시로 중국증시에 대한 신심(股市信心)을 투자자들에게 불어넣었다.
이에 대한 보답을 하듯 그동안 중국 증권업종 지수는 확실한 성적표를 보여주었다. 연초부터 최근 4월 말까지 금년 상하이종합지수는 12% 상승에 그쳤으나 증권업지수(券商指数)는 무려 38% 넘게 폭등하여 업종 최고성적을 보이고 있다.
특히 궈하이증권(國海證券,00750)은 같은 기간 137%라는 경이적인 상승률을 보여 그동안의 부진을 모두 씻고 선망의 대상이 되었다. 정부는 이에 고무된듯 최근 주식거래 수수료까지 다시 인하하여 투자자와 증권사의 부담을 줄여주었다.
현재 중국에는 116개의 증권회사가 있으며 이중 21개가 증시에 상장되어 있다. 중국에서는 법적으로 민영 증권사가 허용되지 않아 모든 증권사 대주주는 정부이며, 투자자들은 모든 증권사를 통털어 한 개의 계좌만을 개설할 수 있다. 아마도13억이 넘는 인구가 각 증권사마다 계좌를 개설하여 불법거래를 하면 관리감독이 너무 힘들어지니 중국정부가 고민끝에 정한 결단인 듯 하다. 그러니 증권사들로서는 당연히 몸값 높은 고객 유치가 엄청난 경쟁이 될 수 밖에 없다.
그동안 중국증권업계도 사실 각 지방정부의 비호아래 땅집고 헤엄치기 식으로 안이한 영업을 해온 것이 사실이다. 업무영역에서 주식관련 업무수입은 40% 이상을 차지하며 자산관리 부문 수입은 20% 이하에 머물렀다.수익상품을 팔려고 해도 마땅한 것이 없었고 업무영역에서 가장 좋은 수익원은 개별기업 상장시 주간사가 되는 것인데 이 역시 영향력 있는 증권사가 되지 않고서는 하늘에 별따기이다.
현재 중국증권시장에 상장된 최대증권사는 중신증권(中信證券,600030)으로 2011년 총자산이 1482.9억 위안에 이르고 순이익이 125.8억 위안이다.하지만 이 또한 글로벌 상장 증권사에 비하면 규모가 아직도 작은 수준이다.보다 많은 자산관리를 하려면 몸집을 더 키울 필요가 있어 앞으로 각 증권사들간에 인수합병의 바람이 불 것으로 보인다.
현재 중국 증권사들은 때마침 불어닥친 변혁과 혁신의 바람으로 환골탈태의 변화를 꽤하고 있다. 앞으로 다가올 금융시장 개방에 미리 대비해 하루빨리 지방정부 친정체제에서 벗어나 글로벌 업체들과의 경쟁을 준비해야하는 상황에 직면했다.
현재 체제개혁의 일환으로 일고 있는 증권업계의 혁신바람이 과연 시장과 투자자들에게서 어떠한 반응을 얻을 지 자못 궁금하다.
베이징= 간병용,중국증시 관찰자,본지객원기자(kanhmc@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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