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일부 당국자는 10일 “정부가 지난 2월 대한적십자사를 통해 이산가족을 포함한 인도적 문제를 논의하자고 한 대화 제의는 여전히 유효하고 북한이 받아들일 것을 촉구한다”면서 “대화제의 통지문 자체도 수령 안하는 것은 문제가 있다”고 말했다.
이에 1991년 남북 탁구 단일팀의 세계선수권대회 우승 주역인 북한 리분희 선수와 현정화 대한탁구협회 전무의 만남 등 민간 차원의 스포츠 교류는 불허하면서 북한의 태도 변화만 촉구하는 통일부의 태도에 문제가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현 전무는 영화 ‘코리아’ 개봉을 계기로 리분희 선수와의 만남을 추진해 왔지만 최근 통일부가 불허해 불발됐다.
리분희는 현재 북한 장애자체육협회 서기장으로 있으며 북한이 오는 8월 런던 하계 패럴림픽(장애인올림픽)에 첫 출전하는 것에 대비해 베이징에서 훈련 중이다.
통일부는 불허 이유에 대해 “현재 북한의 미사일 발사 후 경색된 남북관계와 여론을 고려해 적절치 않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통일부는 남북 체육인 교류는 불허하면서도 통일재원 적립을 위한 ‘통일항아리’ 만들기에는 대대적으로 홍보를 하며 사활을 걸고 있다.
류우익 통일부 장관은 오는 12일 경상북도 문경새재에 위치한 영남요에서 통일항아리 제작 행사를 갖는다.
류 장관은 통일항아리 제작을 위해 2번이나 일정을 잡았지만 국민 여론·언론의 무관심과 북한의 미사일 발사로 인해 계획을 취소 한 바 있다.
그러다 이명박 대통령이 지난달 28일 청와대에서 열린 국가재정전략회의에서 김성환 외교통상부 장관이 통일기금의 필요성을 거론하자 “5월 월급을 통일항아리에 넣겠다”고 말해 화제가 되면서 재추진하고 있는 것이다.
통일부는 “통일항아리를 빚는 것은 통일의지를 환기시킬 필요가 있다는 차원과 의지에서 한다”는 입장이다.
일각에서는 통일부의 이러한 행보에 “통일항아리 보다 현정화-리분희의 만남에 더 관심이 간다” “여론을 감안해 이 둘을 재회하지 못하게 한다니 대체 여론을 어떻게 파악하는 거냐” 등의 반응을 보이고 있다.
또 현재 민간교류도 끊겼는데 남북관계 개선 없이 통일항아리만 만든다면 ‘밑 빠진 독에 물 붓기’가 될 수도 있다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민주통합당 정청래 당선자는 10일 “통일부가 19년 만에 재회하고자 하는 현정화씨와 이분희씨의 만남을 불허했다”면서 “만남이 성사된다면 경색된 남북관계를 푸는 데 상당히 큰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했는데 통일부의 이런 행태에 깊은 유감을 표명한다. 재고하길 바란다”고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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