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품에 이어 생활용품도 슬그머니 가격 인상

아주경제 홍성환 기자 = 정부의 물가대책이 총체적 위기를 맞고 있다.

올 초 풀무원·스타벅스 등 식품업체들이 대대적으로 가격 인상을 단행한 데 이어 이번에는 치약·샴푸·세제 등 생활용품 권장소비자가격이 대폭 인상됐다.

특히 이번 생활용품 가격 인상과 관련해 정부 당국은 인지조차 못했던 것으로 밝혀져 현 정부의 물가정책이 이미 무너진 것 아니냐는 비난이 제기되고 있다.

22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LG생활건강, CJ라이온, 애경산업 등은 치약·샴푸·세제 등 생활용품 권장가격을 최대 20% 가까이 인상한 것으로 밝혀졌다.
애경산업은 올해 초 대표 브랜드인 2080치약 권장가격을 15%가량 올렸다.

지난해 2000원이었던 애경 2080청은차진치약의 권장소비자가격은 현재 2300원으로 15% 인상됐다. 2500원이던 2080프로맥스치약은 현재 2800원으로 12% 인상됐고, 2080오리지날블루치약(3개입)과 2080치약(120g)도 각각 8.7%·4.1%씩 가격이 올랐다. 애경산업은 또 케라시스 데미지 샴푸 500㎖와 800㎖짜리를 작년보다 각각 12.2%·8.4% 올린 5500원·1만2900원에 권장가를 매겼다.

LG생활건강도 엘라스틴(780㎖) 샴푸를 작년 말보다 8.7% 올린 1만2500원에 판매하고 있다.

치약과 샴푸 외에 세탁·주방세제 가격도 큰 폭으로 인상됐다.

실제 애경산업·CJ라이온·LG생활건강 등 주요 업체들은 세탁세제와 주방세제 일부 제품 소비자가격을 슬그머니 올렸다. 세탁세제는 지난해 12월과 비교했을 때 최대 10%가량 인상했다.

품목별로 LG생활건강 테크리필(4㎏)이 5.8% 오른 2만1900원, 애경 스파크리필(4㎏)이 9.0% 오른 1만5800원, CJ라이온 비트리필(4㎏)이 10.1% 오른 2만1800원으로 나타났다.

LG생활건강 측은 "테크리필은 대형마트용 상품으로 지난달 가격이 오른 것은 맞지만 작년 2월과 비교하면 저렴한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주방세제는 LG생활건강 자연퐁제균설거지(980㎖), CJ라이온 참그린매실리필(1.16ℓ), 애경 트리오곡물설거지쌀겨(750㎖) 등이 작년 연말보다 10~19% 수준으로 인상됐다.

애경산업 관계자는 "원부자재 가격이 오르고 유가마저 상승한 상황에서 (정부 물가 통제로) 마진을 줄여서 판매하고 있었다"며 "생활용품은 대형마트 행사에 따라 가격 변동이 심하기 때문에 매달 변하기도 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 관계자는 "실제 해당 제품들의 ㎏당 판매가를 보면 작년보다 저렴한 오히려 수준이다"고 덧붙였다.

한편 홍석란씨(27·여·서울)는 "사실 생활용품을 대형마트에서 묶음으로 구매하는 경우가 대부분이기 때문에 업체가 가격을 올려도 모르고 지나칠 수밖에 없다"고 토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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