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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택진 8000억 모바일 관련 창업에 쓰이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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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2-06-11 18: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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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넥슨, 8045억 엔씨지분 인수 숨은 속 이야기

아주경제 윤태구 기자=‘오월동주(吳越同舟).'

손자가 지은 병서 '손자병법' 제11편 구지(九地)편에 나오는 이야기로 서로 미워하면서도 공통의 어려움이나 이해에 대해서는 협력하는 경우를 비유하는 말이다.

글로벌 경쟁 시대, 어제의 적도 기업의 경쟁력 향상에 도움이 된다면 과감히 손을 잡는 시대로 바뀌고 있다.

지난 8일 국내 게임업계에서도 비슷한 일이 발생했다.

넥슨이 엔씨소프트 지분 14.7%를 확보해 최대주주가 된 것.

그동안 넥슨과 엔씨는 전통적인 라이벌 관계로 국내 게임업계의 양대 산맥으로 군림해왔다.

넥슨이 이번에 매입한 지분은 김택진 엔씨소프트 대표가 소유한 것으로 매입가는 주당 25만원이며 총투자금액은 8045억원에 달한다.

이번 거래는 김택진 엔씨소프트 대표와 김정주 NXC 회장의 담판으로 이뤄진 것으로 알려졌다.

둘이 추구하는 목표는 글로벌 시장이다.

대의를 위해 손을 잡았다는 이야기다.

김 대표는 11일 직원들에게 이메일을 보내 넥슨에 보유 지분을 매각한 것이 글로벌 환경에서 살아남기 위해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다고 강조했다.

그는 “글로벌 게임 시장은 국경이 이미 없어질 정도로 경쟁이 치열한 도전의 시장”이라며 “글로벌 환경에서 살아남기 위해서는 조금이라도 힘을 합쳐 나아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실제로 업계에 따르면 넥슨과 엔씨소프트가 손을 잡음으로써 국내 업계는 물론 글로벌 시장에 미치는 영향력은 커질 전망이다.

시가총액만 해도 넥슨은 약 8조8000억원, 엔씨소프트는 5조5000억원에 달한다.

두 회사를 더하면 블리자드의 시가총액 131억달러(약 15조4000억원)에 거의 육박하는 수준이다.

손을 잡자마자 글로벌 시장에서 방귀 좀 뀌게 생겼다.

엔씨소프트의 개발력과 넥슨의 글로벌 퍼블리싱(서비스·유통) 플랫폼이라는 서로의 경쟁력을 결합하면 해외 시장 공략에서 더 큰 시너지를 발휘할 수 있을 전망이다.

하지만 여전히 궁금한 사항도 남아 있다.

그 중 가장 미스터리로 남아 있는 것은 김택진 대표에 대한 부분이다.

글로벌 시장을 위한 대의라고는 하지만 신작 블레이드앤소울 출시를 앞둔 상황에서 김 대표는 보유 주식을 매각했다.

나태열 한화증권 연구원은 “김 대표의 지분 매각 이유가 명확하지 않다는 점은 장기적 관점에서 밸류에이션 디스카운트 요소로 작용할 여지가 있다”고 진단했다.

최찬석 KTB투자증권 연구원도 “향후 양사 간의 퍼블리싱 조건 등을 확인해야 할 필요가 있다”며 “블레이드앤소울의 공개테스트(OBT)를 앞두고 급작스럽게 일어난 매각이라는 점에서 투자자들에게 다소 혼동스러운 시그널을 제시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 대표가 매각으로 얻은 8000여억원의 현금이 어디로 가느냐도 궁금한 사항이다.

김 대표는 "훌륭한 게임을 만들고자 하는 꿈은 변치 않는다”고 말하며 게임업계 수장으로서 여전히 자리를 지킬 것임을 암시했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김 대표의 또 다른 행보를 점치고 있다.

우선 김 대표가 넥슨의 지주회사인 NXC의 지분을 인수할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경영권 프리미엄도 없이 시가보다 낮은 금액에 주식을 매각했다는 점에서 이같은 예상이 가능하다.

또한 김 대표가 새로운 도전을 할 것이라는 이야기도 나오고 있다.

특히 최근 엔씨소프트가 스마트폰 게임 사업에 집중하기 시작한 점을 들며 모바일과 관련된 창업 또는 투자에 나설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게임업계를 완전히 떠나 부동산 사업이나 정계 진출 등 전혀 새로운 분야에 뛰어들 것이라는 시각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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