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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험한 줄타기 스페인 이번주가 '분수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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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2-06-21 10: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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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경제 이규진 기자= 스페인의 위험천만한 줄타기가 이어지고 있다. 스페인의 장기국채 수익률이 위험선인 7%를 넘나들면서 이번주 자금조달에 성공하지 못하면 디폴트(채무불이행)에 빠질 수도 있다.

유럽연합(EU)은 스페인의 은행권 위기를 해소하기 위해 1000억 유로의 구제금융을 지원키로 했으나 효과는 오래 가지 못했다. 투자자들의 불신은 여전하다. 전문가들은 구제금융으로 인해 오히려 국가적 부담이 더 커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유로존의 최대 악재가 될 뻔한 그리스 재총선 결과도 최선의 길로 가닥을 잡았으나 시장의 불확실성을 거두지 못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스페인 정부는 21일(현지시간) 20억 유로의 중기국채를 발행하고, 스페인 은행에 대한 감사결과를 발표할 예정이다. 결과가 신통치 않으면 스페인의 신뢰는 나락으로 추락한다.

◆ 20억 유로 중기 국채 발행 성공할까

19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스페인 정부는 19일 12개월과 18개월 만기의 단기국채 입찰을 통해 30억4000만 유로(약 38억 달러)를 조달했다. 스페인 정부가 목표한 자금조달에는 성공했으나 조달 비용이 큰 폭으로 올랐다. 낙찰 금리는 12개월물과 18개월물이 5.07%와 5.10%로 각각 전달보다 두 배 가까이 올랐다.

스피로 소버린 스트래티지의 니콜라스 스피로 사장은 "시장의 균형은 깨졌으며 유동성은 찾기 힘들다"며 "스페인 재무부가 공급을 줄여 충격을 흡수하고자 했으나 유동성이 부족한 상황에서 금리만 상승했다"고 지적했다.

스페인 정부는 21일 20억 유로의 2년물·3년물·5년물 중기국채를 발행할 계획이다. 이번에 입찰할 국채는 중기국채라 시장의 주목을 받고 있다. WSJ는 19일에 단기국채의 금리가 크게 뛴 것은 스페인의 상황이 장기적으로 더 불안정해질 것이란 신호라며 비관적으로 표현했다. 이번에는 중기국채이기 때문에 자금조달 리스크는 더욱 높다고 덧붙였다.

전문가들은 스페인 국채수익률이 7%를 넘나들고 있기 때문에 자금조달이 어려울 수 있다고 우려했다. 장기국채 수익률 7%는 국가 신용도가 투기 수준에 이르렀다는 것을 뜻한다. 뉴욕타임스(NYT)는 스페인 국채금리가 지탱할 수 없는 수준까지 올라 감당하기 어려울 수 있다고 지적했다.

크리스토발 몬토로 스페인 예산장관은 지난 18일 국채금리가 장중 7.22%까지 치솟자 유럽중앙은행(ECB)에 도움을 긴급 요청했다. 몬토로 장관은 당장 ECB가 스페인 국채 매입에 나서지 않으면 더이상 시장에서 자금조달을 할 수 없다고 호소했다. 그러나 ECB는 국채 매입에 나서지 않고 있다.

알레한드로 지안산티 ING 투자전략분석가는 "스페인 10년물 국채금리가 7.5%까지 올라가면 결국 유럽중앙은행이 스페인에 개입하겠지만 이 또한 반짝 효과에 그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은행권 부실자산 급증… 감사결과 '우려'

스페인의 은행권 위기도 여전하다. 유로그룹이 스페인 은행권에 1000억 유로의 구제금융을 지원했으나 투자자의 신뢰를 돌이키지 못했다. 스페인 정부의 부채가 늘어난다는 두려움이 확산되면서 스페인 국채가격 폭락으로 이어져 위험 수준에 도달하게 된 계기가 됐다.

게다가 스페인 정부가 의뢰한 은행권에 대한 감사결과가 21일께 나올 예정이다. 일부 감사기관에서는 스페인 은행의 부실 여신에 최대 1500억 유로의 충당금 설정이 필요하다고 산정했다. 이 같은 충당금 규모는 기존 부실 부동산 자산뿐만 아니라 소매 모기지 포트폴리오에 대한 자금까지 포함됐다.

앞서 스페인 정부는 지난 2월과 5월 은행권에 두 차례 총 840억 유로의 충당금 적립을 요구한 바 있다. 이 같은 감사결과가 현실화된다면 실제 필요한 충당금 규모는 거의 두 배로 치솟게 된다.

지난 18일 스페인 중앙은행은 정기 보고서를 통해 4월 스페인 은행권 부실자산 비율이 전체 여신 대비 8.72%에 달한다고 밝혔다. 이는 1994년 이후 최고치다. 스페인 은행권도 5년 전까지 1% 미만이었으나 2008년 부동산 거품이 터지면서 순식간에 3.37%로 부실 자산이 급증했다.

다만 유럽연합(EU)이 스페인에 초저금리로 장기 대출을 제공하는 방안을 고려하고 있다. 은행권에 대한 구제금융이 스페인 공공적자에 미칠 영향을 제한하기 위해서다.

WSJ는 오는 28~29일 유럽 정상회의에서 어떻게든 구제책이 나와야 할 것이라고 주문했다. 전문가들은 정상회담에서 최소한의 합의안이 도출되지 않으면 스페인은 사실상 전면 구제금융을 받아야 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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