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옵션부사채 ‘급증’…발행기업 ‘자충수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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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2-07-04 18: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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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옵션부사채 ‘급증’…발행기업 ‘자충수되나?’

아주경제 양종곤 기자= 최근 발행기업에게 불리한 조건을 담은 옵션부사채 발행이 늘어나고 있어 우려된다. 유동성이 부족한 일부 기업의 경우 자금조달이 어려워지자 차선책으로 조기상환 부담이 있는 옵션부사채를 발행하고 있는 셈이다.

4일 IBK투자증권에 따르면 주식관련사채인 전환사채(CB), 신주인수권부사채(BW)는 감소세지만 풋옵션이나 콜옵션이 부여된 옵션부사채는 늘고 있다. 지난해 말 17조원 가량이던 주식관련사채 발행액은 지난달말 18조4000억원으로 올들어 1조4000억원 늘었고, 증가분의 대부분인 1조3000억원 어치가 옵션부사채로 발행됐다.

옵션부사채란 향후 일정한 조건 충족시 만기일 이전 사채의 원리금 상환 단서 조항이 있는 사채다. 옵션 조항이 있으면 BW 역시 옵션부사채로 불릴 수 있다.
 
문제는 풋옵션부사채다. 콜옵션부사채의 경우 발행자가 콜옵션을 행사해 채권을 상환하고 다시 유리한 조건으로 신규 발행이 가능하다. 즉 행사주체는 발행기업이다. 하지만 풋옵션사채는 투자자가 시장상황에 대한 판단에 따라 조기 상환을 요구할 수 있는 권리를 지닌다. 반대로 얘기하면 투자자 입장에서는 솔깃한 제안이고 기업들 입장에서는 부담이다.

회사채 전문가들에 따르면 현재 풋옵션부사채의 경우 통용되는 실질적인 만기는 1년6개월이다. 1년6개월이 경과하면 발행기업이 상환 압박에 시달릴 가능성이 높다는 얘기다. 

하지만 발행도 쉽지 않다. 풋옵션부사채 발행기업들은 대부분 신용등급이 낮아져 회사채로 자금 조달이 어려운 경우가 대다수다. 주식관련부사채가 마지막 자금 조달 창구로도 읽힐 수 있다. 하지만 이 마저도 실패하는 경우가 빈발하는 실정이다. 기업 주가는 낮아 유상증자를 통한 자금 조달은 엄두조차 내지 못하고 있다.

실제로 이날 솔로몬투자증권은 동부건설 BW 303만주를 취득했다고 공시했다. 전날 동부건설 BW 발행이 청약 실패로 이어지자 대표주관사인 솔로몬투자증권이 잔여 물량 3분의 1가량을 인수한 것이다. 역시 풋옵션 조건이 달린 BW였다.

전문가들은 옵션부사채 발행이 회사채 시장에 자연스러운 트렌드가 될 것이라고 전망하고 있다. 하지만 일부 발행 기업의 경우 투자자들에게 유인책이 확실하지 않으면 발행 성공이 어렵고 성공해도 상환 압박이란 이중고에 놓일 가능성을 우려했다.
 
한 증권사 연구원은 “최근 회사채 시장에서 STX, 동부건설, 동양, 대한전선 등이 계속 이슈가 되고 있다”며 “이들 모두 과거에는 회사채 만으로 충분히 자금 조달이 가능했던 기업들이다”라고 말했다.

그는 다만, “개별 업황 부진 등으로 신용등급이 낮아져 회사채에서 주식관련 사채로 눈을 돌리고 있다”며 “부실 기업은 발행도 쉽지 않을 뿐더러 상환 압박이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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