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조준영 기자=국내 최대 기관투자자 국민연금공단이 앞서 2ㆍ4분기 유가증권시장에서 대형주를 잇따라 매도한 반면 중소형주를 집중 매수한 것으로 나타났다.
'5%'룰 기준으로 발행주식대비 1% 이상 사들인 종목 가운데 200위 내외 중소형주가 20개에 육박하며 80% 가까이를 차지한 데 비해 50위 이내는 1곳뿐이었다.
코스피가 2분기만 8% 가까이 떨어지자 국민연금도 지분 1% 이상 대량매매 종목 수를 전분기 대비 절반 이상 줄이며 시장에 보수적으로 대응하는 모습을 보였다.
◆1%이상 매수 '열에 여덟' 중소형주
10일 국민연금이 금융감독원ㆍ한국거래소에 전일 제출한 2ㆍ4분기 주식대량보유현황을 보면 이 공단이 4~6월 발행주식대비 1% 이상 매수한 종목 22개 가운데 77.27%에 해당하는 17개는 시총 200위 내외 중소형주에 해당됐다.
50위 이내에서 산 종목은 삼성전기 1곳이며 100위 안에서도 한솔제지, 현대미포조선, 현대산업개발, SK네트웍스 4곳뿐이었다.
국민연금은 이 기간 삼성전기 주식 1.01%를 추가로 사들여 지분을 5.06%에서 6.07%로 늘렸다. 50위 이내 상장사 가운데 5%룰 보고 의무가 새로 발생한 5% 이상 신규매수 종목은 1곳도 없었다. 100위 이내 대형주에서만 한솔제지(6.27%)와 현대미포조선(5.06%), 현대산업개발(5.05%), SK네트웍스(5.01%) 4곳이 5% 이상 신규매수 종목으로 이름을 올렸다.
이에 비해 200위 미만 소형주에서는 그랜드코리아레저(5.00%) 지투알(5.00%) 자화전자(5.13%) 다우기술(5.07%) 아시아나항공(5.14%) 삼영화학공업(7.24%) 6곳이 5% 이상 신규매수 종목으로 추가됐다. 200위권 종목에서도 락앤락(5.07%), 금호타이어(5.00%) 2곳 주식을 5% 이상 새로 샀다.
◆시총 100위권 11곳 집중매도
반면 국민연금은 중형주 매수에 나서면서 시총 100위 이내 대형주 11곳을 팔아치웠다.
50위권에서는 LG전자(-2.16%, 8.32→6.16%)와 호남석유화학(-1.06%, 7.19→6.13%), OCI(-1.01%, 6.85→5.84%), SK이노베이션(-1.00%, 8.59→7.59%), GS건설(-1.00%, 8.19→7.19%), 에쓰오일(-1.00%, 6.01→5.01%) 6곳이 여기에 해당됐다.
100위 이내에서도 현대제철(-1.03%, 9.13→8.10%), 제일기획(-1.03%, 8.24→7.21%), 한라공조(-1.03%, 9.13→8.10%), LG상사(-1.03%, 8.24→7.21%), 대우인터내셔날(-1.00%, 9.17→8.17%) 5곳에 대한 지분이 감소했다.
국민연금이 발행주식대비 1% 이상 매매한 종목 수는 2분기 34개로 전분기 69개보다 51% 가까이 줄었다.
김태훈 삼성증권 투자전략센터 연구위원은 "유로존 재정위기가 심화되면서 시장을 주도했던 정보기술(IT) 및 자동차 업종을 중심으로 외국인 매도가 강화됐다"며 "이런 상황에서 국민연금이 경기방어적이면서 낙폭과대인 중소형주를 사들인 것은 적절한 대응"이라고 말했다.
김 연구위원은 "중소형주는 소외기업효과(Neglected Firm Effect)로 인해 초과수익을 실현할 수 있는 기회가 중장기적으로 존재한다"며 "포트폴리오 면에서도 바람직한 전략"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자본시장법 5%룰(주식대량보유상황보고의무)을 보면 일반투자자는 상장법인 주식 5% 이상 취득시와 이후 발행주식대비 1% 이상 증감 및 계약체결시 5거래일 안에 공시해야 한다. 이에 비해 국민연금과 같은 정부 산하 기관투자자는 매분기 종료 후 10일 안에 알리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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