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00년 이후 강력하게 추진 중인 최태원 회장의 글로벌 경영이 직간접적으로 영향력을 미쳤다는 평가다.
16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최근 미국 경제전문지 포춘이 발표한 2012년 글로벌 500대 기업 조사에서 SK는 사상 최고 순위인 65위에 올랐다. 지난 2007년 사상 처음으로 98위에 들어 100위권 안에 들어 온 뒤, 불과 5년 만에 65위를 기록한 것이다.
국내 기업 중 100위권에 진입한 회사는 삼성전자(20위), SK(65위) 등 2개사에 불과했다.
SK는 지난 2011년 매출액 기준으로 1003억9400만 달러의 매출를 올렸다.
SK 관계자는 “이같은 기업가치 상승은 비록 고유가와 환율이 긍정적인 영향을 미쳤다고 하지만, SK그룹이 에너지와 통신 등 국내 시장의 정체가 확연한 업종에 몸담고 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이어 “이는 그간 최태원 회장과 그룹 전체가 강력하게 추진해 온 글로벌 성장전략의 결과”라고 덧붙였다.
실제 최 회장은 에너지와 정보통신의 시장이 정체된 2000년대 중반부터 부진불생(不進不生)이라는 글로벌 성장 전략을 설정하고, 글로벌리티 제고라는 화두를 그룹 경영 전반에 제시했다. 이후 주요 사업별로 글로벌 진출 전략을 수립, 주로 현지 사업강화와 수출확대 전략을 중심으로 모든 성장방향을 전환했다.
이같은 전략으로 10년 전 불과 5조원대에 불과하던 SK 제조업 수출은 SK가 포춘 100위권에 진입한 2007년에 20조원을 기록한 데 이어 지난해에는 45조원으로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
업계에서는 제조업 기준 60% 이상이 수출인 SK가 올해 초 인수 작업이 마무리 된 수출 주력의 SK하이닉스까지 포함할 경우 우리나라 전체 수출의 10%이상을 차지할 만큼 수출 중심의 성장전략이 안착되면서 그룹 전체의 성장을 리드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SK는 글로벌 경기 침체로 유가가 하락하고 있어 올 연말까지 수출 뿐 아니라 전체 성장 전략에 차질이 있을 수 밖에 없겠지만, 올 연말까지의 수출은 지난해 대비 10조원 이상 늘어난 55조원 이상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이에 대해 SK는 매출의 상당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에너지 부분의 양적 성장은 유가에 연동될 수 밖에 없는 한계가 있어, 그룹 전체적으로는 새로운 포트폴리오를 구축하는 등의 방안으로 리스크를 최소화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 같은 전략을 구체화하기 위해 SK그룹은 지난 2006년 6조원 규모에 불과하던 투자비를 크게 늘려, 지난해 9조원으로 늘린 데 이어 올해는 사상 최대규모인 19조원으로 늘리기로 했다. 일자리 창출도 크게 늘려 2006년 1700여명에서 지난해 3000명으로 늘린 데 이어 올해는 7000여명을 채용할 방침이다.
한편 SK는 고유가와 경기에 민감한 사업구조 때문에 매출액 기준 포춘 500 순위에서 지난 2007년 처음으로 98위로 100위권에 진입(2007년 98위, 2008년 86위, 2009년 72위)했다가 글로벌 금융위기의 여파로 2010년에는 104위를 기록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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