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송지영 워싱턴 특파원= 미국 애틀랜타에 거주하는 한국인 조셉 이(77)씨는 최근 버락 오바마 대통령으로부터 한 통의 편지를 받았다. 지난 6월 8일 오바마에게 보낸 30쪽 분량의 편지에 대한 답장이었다.
오바마는 공립학교 등 공공기관에서 기도 등 종교의식을 재개하게 해달라는 이씨의 요구를 완곡하게 거부하는 답신을 보냈다. 오바마는 “종교적 관용과 다양성은 건국이념에 기초한 우리의 자랑스런 전통으로, 나는 이 원칙을 받들고 지켜나갈 것”이라고 썼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이씨는 대통령의 종교 관련 자료를 수집하는 데만 1년 이상 걸렸다. 그는 “답신을 받고 오바마가 진정한 기독교 신자라는 확신을 갖게 됐다“고 밝혔다.
이씨는 또 마이클 블룸버그 뉴욕 시장에게도 편지를 보냈었다고 한다. 블룸버그 시장은 ”뉴욕의 공해를 줄이기 위해선 도시에 많은 나무를 심어야 한다“는 그의 편지에 ”뉴욕에 10만 그루의 나무를 심겠다“는 답신을 보냈다. 이씨의 조언이 뉴욕 시정에 영향을 미쳤는지는 알 수 없지만 블룸버그의 약속은 실천에 옮겨졌다.
이씨의 `편지 공세‘는 미국에만 국한된 게 아니다. 이명박 대통령에게도 3차례 편지를 띄우는 등 `문제가 있다’는 생각이 들면 머뭇거리지 않고 편지를 작성해 보냈다. 그는 ”청와대로부터 딱 한 차례 `참고하겠다‘는 말의 답신을 받았다“며 ”외교부에는 `동해’를 `한국해‘로 표기해 외국인들의 이해를 도와야 한다고 건의했지만 별 반응이 없다“고 말했다.
국립국어연구원에는 영어의 한국어 표기를 현지 발음대로 하자는 의견을 냈지만 이 역시 소식이 없다고 말했다.
그는 ”스티브 잡스(Jobs)는 미국식으로 `잡스’라고 쓰면서 공화당 대선후보는 `람니(Romney)‘는 왜 롬니로 쓰느냐“며 ”영어연구원을 따로 만들어 영어 표기 문제를 다루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 한국뿐 아니라 여러 나라 공무원들에게 편지를 보냈지만 한국만큼 불성실하게 응대하는 경우는 찾아볼 수 없었다고 말했다. 그는 ”민주주의 국가 시민이라면 말보다 행동을 우선시해야 한다“며 세상을 바꾸기 위해 `작은 편지‘를 계속 보낼 것이라는 각오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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