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 후보는 이로써 오는 25일부터 경선을 시작하는 민주통합당보다 한 달여 정도 앞선 '조기 등판'을 통해 불과 4개월 앞으로 다가온 12월 대선 준비에 돌입했다.
이날 전대에서 박 후보의 당 후보 지명은 헌정사상 최초로 집권여당이라는 유력정당에서 여성후보가 선출됐다는 점에서 큰 의미를 가진다.
특히 유교사상을 바탕으로 다소 보수적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는 한국 사회에서 '여성 대통령'의 탄생 가능성을 열었다는 이유 하나만으로도 주목할 만하다.
이에 따라 올 대선은 기존의 단순한 여야 대결을 넘어 처음으로 '여성 대 남성'이라는 성(性)대결 구도를 띠게 됐다.
또 박 후보가 아버지 박정희 전 대통령에 이어 부녀가 대통령을 하는 첫 사례를 만들 수 있을지도 눈여겨 볼 대목이다.
하지만 이 같은 의미들이 '당선'이라는 결실로 끝맺기 위해서는 아직 넘어야 할 산들이 많다.
◆'선거판 짜기' 돌입…"집토끼냐, 산토끼냐"
대선을 앞두고 가장 먼저 해야 될 일은 선거 프레임을 짜는 일이다.
5·16 역사관 논란이 핵심인 '민주 대 반민주', '기득권 유지 대 기득권 해체' 등 다양한 선거구도가 존재하지만, 빼놓을 수 없는 것은 '보수 대 진보'로 대표되는 이념 구도다.
새누리당 입장에서 이는 '집토끼'(보수·고정지지자)와 '산토끼'(진보·부동층)로 표현되기도 한다.
박 후보는 이날 수락연설에서 "대한민국의 새로운 도약을 위해서는 국민의 힘과 지혜를 하나로 모아야 한다"면서 "5000만 국민의 역량과 에너지를 하나로 모아서 100% 대한민국의 새로운 역사를 만들어 나가겠다"고 약속했다.
박 후보의 일련의 구상은 곧 개편될 대선 선거대책위원회 구성에서 드러날 전망이다. 추선 연휴가 시작되는 9월 말 선거대책위 출범 때까지 남은 40여일 동안은 기존 경선캠프를 해산하고 대선기획단을 출범시켜 운영하게 된다.
최근 캠프 내에서도 김종인 공동선대위원장·이상돈 정치발전위원 등 '외부영입파'와 홍사덕 공동선대위원장·최경환 총괄본부장 등 친박(친박근혜)계 의원들 간에 캠프 인적 구성을 놓고 신경전을 벌인 바 있다.
◆'네거티브 공세' 차단이 관건
여야를 통틀어 유력주자인 박 후보의 대선가도에서 최대 걸림돌은 네거티브 공세라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2002년 한나라당 이회창 후보, 2007년 이명박 후보가 각각 병풍(兵風)파동과 BBK사건 등으로 선거판이 휘청했던 만큼 네거티브 대응을 얼마나 효과적으로 차단하느냐에 대통령 당락이 판가름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다.
민주당은 5·16 군사쿠데타 논란 발언, 정수장학회 문제부터 최근 공천헌금 파문과 故 장준하 선생의 타살 의혹까지 이미 공세 준비를 마친 상태다.
박 후보의 올케인 서향희 변호사의 저축은행사태 연루의혹 등 측근비리도 경계 대상이다.
민주당은 필요에 따라 태스크포스(TF)를 꾸릴 방침이다.
당 핵심 인사는 "얼마 전 실무팀을 꾸려 박 후보의 과거 행적과 발언 등에 대한 각종 정보와 자료를 수집·분석하는 준비를 해왔다"면서 "새누리당 후보 확정에 맞춰 도덕성과 역사관, 정치적 자질, 정책 및 신상 문제 등을 검증하기 위한 작업이 본궤도에 오를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박 후보 측은 초기 대응에 초점을 맞춰 별도의 네거티브 대응팀을 꾸리는 등 강력한 대응으로 맞서겠다는 입장이다.
현재로서는 국정원 2차장 출신 김회선 의원이 주축이 될 것으로 알려졌으며, 2007년 대선 경선에서 박 후보 측 네거티브 대응을 담당했던 김재원 의원도 일정 부분 역할을 맡을 것으로 보인다.
박근혜 캠프 측 핵심 관계자는 "일단 네거티브 없이 정책과 비전 경쟁으로 끌고가겠다는 입장이지만, 야당의 네거티브 공세에 대해서는 단호히 대응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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