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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투자회사, ‘자본잠식’ 공포 커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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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2-09-04 15: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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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경제 양종곤 기자= 증권사, 자산운용사, 투자자문사 등 금융투자회사의 자본잠식 공포가 커지고 있다. 해결책은 구조조정과 M&A(인수 합병)지만 쉽지 않다는 게 중론이다.

4일 금융감독원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6월말 현재 증권사 62곳중 16.1%인 10곳이, 자산운용사 82곳 가운데 41.5% 인 34곳이 자본잠식 상태에 빠졌다.

증권사별로 자본잠식률은 코리아RB가 58.8%로 가장 높고 이어 비오에스(47.3%), 알비에스아시아(29.8%), 한맥투자(17.4%), 바클레이즈(9.5%), 한국SC(4.4%), 바로투자증권(1.8%), IBK투자증권(1.3%), 토러스(0.7%) 순이었다.

이들 증권사 모두 정부가 자본시장법 시행을 1년 앞둔 2008년 무더기로 인가를 해준 곳이다. 정부가 경쟁을 통해 대형화를 유도한다는 의도가 역효과를 냈다는 지적이 나온다.

자본시장법 취지는 대형 투자은행(IB) 도입 등 시장 활성화를 위해 진입 문턱을 낮춰 ‘선수’를 확보하는 것이었다. 그러나 진입 문턱을 낮춰 선수 확보에는 성공했지만 결과적으로 수만 늘어났다는 얘기다. 이들 간에 지점 늘리기, 수수료 낮추기 등 ‘출혈경쟁’을 벌인 탓에 도퇴되는 ‘약자’는 계속 늘어났다.

자산운용사별로는 한주(71.8%), RG에너지(70.2%), 에스크베리타스(67.6%), 베스타스(64.1%), 마이애셋(47.8%), 블랙록(46.9%), GS(44.1%), 아쎈다스(42.7%), 더커(41.0%) 등은 자본잠식률이 40%가 넘었다. 운용사 중 최근 처음으로 퇴출된 와이즈에셋의 경우 자본잠식률은 77.2% 였다.

투자자문사의 상황은 보다 심각했다. 지난 3월말 기준 국내 143개 투자자문사 가운데 결손 확대로 자본총계가 자본금을 밑도는 전액 또는 부분 잠식을 기록한 곳은 72개사인 50.35%를 기록했다. 지난해 3월 120개사 가운데 자본잠식 자문사는 38%인 47개사였는데 1년 만에 25개사가 늘어난 셈이다.

투자자문사들이 소수종목에 집중투자하는 자문형랩 시장에서 지난해말부터 시작된 유럽 재정 위기 등으로 큰 부진을 겪었기 때문이다. 3대 투자자문사로 꼽히는 브레인ㆍ케이원ㆍ한국창의투자자문 최근 1년 수익률(5월 말 기준)에서 모두 20% 내외 손실을 기록한 것으로 알려졌다. 자문형랩 잔고는 2011년 1월 말 7조원선에서 올해 들어서 5월 말 현재 5조원선까지 줄었다.

때문에 시장에서는 중소형 증권사와 자산운용사들이 M&A(인수합병)시장에 나올 가능성이 점쳐지고 있지만 결과물을 내기는 만만치 않다.

지난 2009년 5월 금감원은 ‘금융투자회사의 경영실태 평가제도’를 발표했다. 증권사, 자산운용사, 선물회사, 부동산신탁회사 등에 대한 월별 경영실태 평가 및 등급 분류작업이다. 기존보다 계량지표를 17개로 늘리는 등 평가지표 개선작업과 함께 평가 시기를 분기에서 월별로 줄이는 게 요지였다.

이로 인해 시장에서는 경영상태가 안 좋은 증권사, 자산운용사들의 구조조정 수순으로 이어질 것이라는 기대를 가졌다. 하지만 3년이 지난 현재 운용사 중 구조조정이 이뤄진 곳은 와이즈에셋자산 한 곳에 불과하고 증권사는 ‘제로’다.

금융당국은 강제적 구조조정에는 개입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최근 증권업계 전반의 부진은 시장의 거래대금이 줄어서 생긴 만큼 제도 또는 정책적으로 관여할 수 있는 부분이 제한적이라는 것.

또 증권사 입장에서는 ‘종합증권사’를 표방하는 탓에 각각 특화된 증권사 간 니즈가 부합하는 방식의 인수·합병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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