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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카오 전직원들의 모니터에는 자신의 영문이름과 '짝'의 영문이름이 붙어있다. |
아주경제 박현준 기자=“직급 없이 님으로 호칭을 통일하다보니 더 편안한 대화를 할 수 있어 선후배간 커뮤니케이션에 도움이 돼요”
SK커뮤니케이션즈에서 2년째 개발을 담당하고 있는 K씨는 직급파괴의 장점으로 ‘소통’을 꼽았다.
팀의 선배들과 서로 ‘000 매니저님’으로 부르며 대화하다보니 자연스럽게 수평적 분위기가 조성되고 서로의 아이디어를 내기에 더 편안해졌기 때문이다.
업계에 따르면 직급을 파괴해 직원들의 ‘수평적 관계’ 조성에 힘쓴 주요 포털·소프트웨어(SW) 기업들이 자연스러운 소통에 업무효율까지 향상되는 등 효과를 톡톡히 보고 있다.
아이디어나 창의력의 발산이 중요시되는 IT기업의 특성상 이러한 수평적 관계 조성으로 직원들의 만족도가 높다는 평가다.
SK컴즈는 지난 6월부터 팀장과 임원을 제외한 사원들의 직급을 ‘매니저’로 통일했다.
이주식 대표 부임 이후 전 임직원들의 의견을 듣는 과정에서 직급 통일을 원하는 의견이 나왔다. 이후 사내 게시판을 통한 설문조사 후 약 2개월의 교육기간을 거쳐 ‘매니저’ 호칭을 사용하기 시작했다.
K씨는 “호칭이 선배들과 동등하게 바뀌면서 업무에 있어서도 책임감이 커졌다”며 “소스코드 하나라도 다시 보게 돼 더 철저한 일처리를 하게 됐다”고 말했다.
다음커뮤니케이션은 말단 사원부터 대표까지 모두 ‘님’으로 통한다.
회사가 생긴 1995년부터 지켜온 이러한 직급파괴는 직원들의 편안한 의견 개진에 도움이 됐다는 전언이다.
다음 관계자는 "대표도 000 님으로 부르다 보니 커뮤니케이션에 있어 더 편하다”며 “대화를 나누며 거리낌 없이 의견을 내면서 각자의 창의력을 발휘한다”고 말했다.
최근 경기 성남 판교테크노벨리로 사무실을 옮긴 카카오 직원들의 모니터위에는 각자의 영문이름과 짝의 영문이름이 붙어 있다.
240여 명의 전 직원이 영문이름을 갖고 있고, 서로를 영문 이름으로 부른다.
IT기업은 타 분야보다 개인의 창의력 발휘가 더욱 중요하게 여겨진다.
자유로운 의견이 오가는 수평적 구조에서 이러한 장점이 사례로 입증되면서 전통적인 수직적 직급 구조부터 타파하는 IT기업은 더욱 늘어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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