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지만 은행권에서는 변동금리의 경우 금리 상승기가 오면 이자부담이 다시 높아지므로, 장기적으로는 고정금리가 소비자들에게 유리하다고 조언하고 있다.
◆ 7월 기준금리 인하 후 변동금리 선호
9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 8월 신규 가계대출 중 고정금리 대출 비중은 금융당국의 '가계부채 연착륙 종합대책'이 나온 지난해 6월 11.9%에서 40.4%로 4배가량 상승했다.
정부는 가계부채를 줄이기 위한 방안의 일환으로 오는 2016년까지 고정금리대출 비율을 전체 주택담보대출의 30%까지 확대하라고 은행권에 주문한 상태다.
이에 따라 지난해 하반기부터 시중은행들이 고정금리대출을 늘리면서, 기존 고객 가운데에서도 고정금리로 갈아타는 사례가 늘었다. 잔액기준 고정금리대출 비중은 지난해 6월 7.3%에서 지난 8월 15.9%로 상승했다.
하지만 한국은행이 지난 7월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전격 인하한 3.00%로 결정하면서 전세는 역전됐다. 대출금리가 낮아지면서 고정금리대출자들의 이자부담이 변동금리대출자보다 상대적으로 높아진 것이다.
지난 9월 현재 CD(양도성예금증서) 금리는 3.09%로 기준금리 인하 직전인 6월 연 3.54%보다 하락했다. 뿐만 아니라 신규취급액 기준 코픽스(COFIX·자금조달비용지수)도 지난 8월 3.18%로 6월보다 0.22%포인트 급락했다.
현재 변동금리대출 최저 이자는 3%대 후반까지 떨어진 상태다.
경제상황이 나빠 한동안 저금리 추세가 지속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어, 고정금리 대출자들은 고민에 빠졌다.
또한 변동금리에서 고정금리로 갈아탔던 대출자들은 "금융당국 정책 탓에 오히려 더 높은 이자를 내고 있다"며 불만을 쏟아내고 있는 실정이다.
실제로 한은 통계상 변동금리대출 비중은 지난 6월 58.4%에서 7월 60.8%로 기준금리 인하 직후 높아졌다.
국민은행 신규 가계대출 가운데 고정금리 비중이 지난 6월 64.25%에서 7월 55.11%로 현저히 줄어들었다. 고정금리대출이 손해를 볼 것이라는 판단에 변동금리대출로 이전한 것이다.
신한은행은 신규 고정금리대출 비중이 6월 65.81%에서 7월 59.54%, 8월 52.15%로 꾸준히 축소됐다.
◆ 금융권, 장기적으로 고정금리 유리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기준금리가 인하되면서 현재 고객들 중 변동금리에 대해 상담하는 고객이 늘고 있는 것은 사실"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은행권은 향후 금리가 다시 오르면 결과적으로 장기 고정금리대출이 유리하다고 권고하고 있다.
다른 시중은행 관계자는 "고정금리의 경우 대부분 5년 또는 10년 이상 만기인 장기대출이기 때문에 금리 하락세가 계속 유지된다고 보기 어렵다"면서 "고정금리와 변동금리의 차이가 얼마 크지 않아 큰 손해를 본다고 생각할 필요가 없다"고 설명했다.
금융연구원의 한 연구위원은 "고정금리는 이자율에 대한 위험 노출이 적은 대신 이자를 조금 더 내고 안정적으로 대출을 할 수 있다"면서 "현재처럼 이자율이 전반적으로 낮아진다면 고정금리도 낮은 금리를 적용받게 되므로 대출을 할 때 신중하게 판단해서 결정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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