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부의 눈’으로 만든 냉장고가 시장에서도 통했다. LG전자는 16일 자사 910리터 냉장고 ‘디오스 V9100’이 출시 50일 만에 2만대 판매를 돌파했다고 밝혔다. LG전자는 이 제품에 '주부 고객 평가단'의 의견을 적극 반영, 사용편의성을 극대화시켰다. |
아주경제 이혜림 기자= “냉장고 도어가 너무 무겁네요. 좀 가벼워졌으면 좋겠어요.”
“여러 개 반찬통을 한 번에 꺼낼 수 있는 방법은 없을까요?”
‘주부의 눈’으로 만든 냉장고가 시장에서도 통했다. LG전자 910리터 냉장고 ‘디오스 V9100’ 얘기다.
2011년 6월. LG전자 HA사업본부 창원공장에는 수 십 여명의 주부들이 모여들었다. 이들은 앞에 놓여진 100여개의 910리터 냉장고 샘플을 꼼꼼히 살펴보며 서로 의견을 교환했다. 냉장고 도어 무게에서 멀티수납코너·반찬이동선반 등 내부 구조까지 세계 최대 용량 냉장고의 마지막 ‘디테일’이 결정되는 순간이었다.
LG전자 HA사업본부는 지난 2008년부터 ‘주부 고객 평가단’을 운영해 오고 있다. ‘고객의 시각에서 제품을 만들겠다’는 원칙을 제품 개발 단계 부터 적용한 것이다.
현재 활동 중인 주부 고객 평가단은 220명에 이른다. 제품 연구소와 공장이 창원에 위치했다는 점을 감안, 신속한 피드백을 위해 대부분 창원·마산·진해·부산 지역 출신 주부들로 이뤄졌다.
지난해 6월에는 ‘V9100’프로젝트에 참여할 ‘주부 고객 평가단’을 별도 구성했다.
LG ‘디오스 V9100’은 세계 최대 수준인 910 리터 용량으로 상(上)냉장·하(下)냉동 구조를 채용한 신개념 냉장고다. 이 제품은 △ 냉장고 안의 미니냉장고‘매직 스페이스’를 적용한 신개념 5도어 타입 △35.8kWh/월의 동급 최저 수준 소비전력 △창의적인 수납편의기능 등을 갖췄다.
당시 ‘V9100’의 주부 고객 평가단으로 활동한 박정미(41)씨는 “신제품에 직접 음식물을 넣고 빼면서 실제 제품을 사용하는 주부의 관점에서 제품의 장·단점을 파악했다”며 “이 제품의 경우 특히 냉장실 공간 활용도가 높기 때문에 사용 편리성을 중심으로 의견을 내놨다”고 전했다.
실제로 LG연구진은 반찬통을 하나씩 꺼내기 불편하다는 주부 평가단의 의견을 반영해, ‘V9100’ 냉장칸에 반찬통 여러 개를 한 번에 수납·이동시킬 수 있는 ‘반찬이동선반’을 새로 만들었다.
또한 얼음트레이에 물을 부어 넣을 경우 물을 많이 흘리게 된다는 주부들의 의견에 따라 ‘이지 아이스 메이커(easy ice maker)’를 개발, 한 번에 적정량의 물을 담을 수 있도록 했다.
당초 냉장고 도어를 여닫기에 무겁다는 의견에 대해서느 주부평가단이 만족할 때까지 도어 무게를 감소하기 위해 구조설계를 지속적으로 변경하기도 했다. LG전자의 독자 기술인 매직 스페이스도 적용했다.
또 다른 주부 평가단 문희진(40)씨는 “실제 제품을 사용하는 주부만이 알 수 있는 문제점을 찾아 개선하는 것이야 말로 진정 소비자를 위한 길이라고 생각한다”며 “무거운 냉장고 문을 자주 열지 않도록 매직 스페이스 공간을 만든 것도 주부들의 마음을 잘 반영한 것 같다”고 말했다.
주부의 시선은 시장에서도 힘을 발휘했다. ‘V9100’은 출시 50일 만에 2만대 판매를 돌파했다. 1일 평균 400대 판매된 것으로 4분당 1대 이상 팔린 셈이다. 올해 초 출시 후 큰 인기를 끈 870리터 양문형 냉장고와 비교해도 같은 기간 판매량이 40% 가량 높다.
LG전자 관계자는 “제품 개발 과정에서는 고객과 만날 수 있는 기회가 많지 않기 때문에, ‘주부 고객 평가단’을 운영하며 고객의 입장에서 개선점을 찾고 있다”며 “‘V9100’의 경우 특히 주부들의 의견이 많이 반영된 제품”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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