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겨울 전력 ‘초비상’...원전 2기 중단 ‘블랙아웃’ 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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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2-11-05 16: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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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원전 5곳에 품질보증서 위조 5233개 제품 사용<br/>전력당국 대표 수장 2인, 국민 앞에 고개 떨구어

아주경제 신희강 기자= “블랙아웃을 방지하기 위해 고강도 동계 대책을 수립할 수밖에 없다.”

홍석우 지식경제부 장관은 5일 국내 원자력발전소 부품 공급 업체 8곳이 품질 검증서를 위조해 부품을 공급해 온 사실이 드러나면서 전력당국이 초비상 체제로 돌입한다고 밝혔다. 특히 일부 원전의 가동중단이 불가피해지면서 올 겨울철 전력대란(블랙아웃)이 발생할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지식경제부는 이날 정부과천청사에서 열린 긴급 브리핑을 통해 지난 2003년부터 최근까지 영광 5·6호기를 비롯해 국내 원전 5곳에 품질보증서를 위조한 136개 품목 중 5233개 제품이 사용됨에 따라 원전가동을 중단한다고 발표했다.

지경부에 따르면 한국수력원자력에 부품을 납품하는 부품업체 8곳이 외국 기관에서 발급하는 품질보증서를 위조한 뒤 10년간 미검증부품을 공급해온 것으로 드러났다. 이들 중 98.2%가 영광 5·6호기에 설치됐으며 영광 3·4호기와 울진 3호기에도 수십 개씩 사용된 것으로 조사됐다.

특히 문제의 부품 대부분은 원전의 퓨즈나 스위치 등 수시로 교체하는 소모품이지만 높은 안전등급을 요구하는 설비에 들어가는 것으로 알려져 파문이 예상된다.

이에 지경부와 한수원은 영광 원전 2기(5·6호)를 최소 올 연말까지 정지하고, 설비의 안전성을 정밀히 조사한 뒤 원자력안전위원회에 재가동 승인을 요청하기로 했다. 하지만 올해 동계 전력 수요가 사상 최대치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어 전력위기 우려가 무엇보다 고조되고 있는 실정이다.

앞서 지난달 29일 지경부는 67만9000kW급 월성 1호기가 발전을 중단했으며, 이번에 영광 원전 2기(100만kW급)도 중단됨에 따라 전력 공급 능력이 260만kW 이상 감소된다고 분석했다. 올해 11~12월 예비전력을 275만∼540만㎾ 수준의 당초 예상과 달리 이번 가동 중단으로 연말까지 예비전력이 200만kW 줄어들게 된다는 것. 게다가 내년 1~2월까지 영광 5·6호기의 재가동이 늦어질 경우 예비력이 30만㎾로 급락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홍석우 장관은 이같은 상황을 감안해 “산업용은 강제 절약 목표를 도입하고 공공기관의 비상발전기를 총동원하는 등 공급능력을 최대화하겠다”고 강조했다. 산업용 전기에 업체별로 절약 목표를 할당하고 수요관리를 통해서 예비력을 최대한 맞춘다는 복안이다.

홍 장관은 블랙아웃의 우려에 대해 “비상 매뉴얼대로 하면 블랙아웃은 생기지 않을 것”이라며 “만일 영광 5, 6호기의 재가동이 지연될 경우 수요관리를 통해서라도 전년대비 일정한 비율로 줄이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예정된 열병합 발전소 준공 시점을 2개월 정도 앞당기고 공공 기관의 비상전력을 모두 가동하는 등 예비 전력을 400만㎾로 유지하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며 “다만, 예비력이 더 떨어지면 탭 조정을 하고 100만㎾ 아래로 내려가면 순환단전으로 대응해 나가겠다”말했다.

한편 김균섭 한국수력원자력 사장은 이날 브리핑 자리에서 “더 이상 사과조차 드리기 어려운 민망한 상황이 됐다”며 “내부적으로 쇄신작업을 서두르는 와중에 이 일로 다시 국민여러분께 걱정을 끼쳐드려 뭐라고 말씀 드릴 수가 없다”고 착잡한 심정을 전했다. 전력당국의 대표 수장 2인이 국민 앞에 ‘유구무언’ 식으로 고개를 떨군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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