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정로칼럼>'청결'에 대한 인식 변화가 '성공' 이끈다

이경희 한국창업전략연구소장

외식업의 경쟁력을 체크하는 척도로 QSC(Quality, Service, Cleanliness)가 있다.

QSC 관리는 상품 및 서비스 퀄리티, 청결 등을 우수한 상태로 유지하는 것을 말한다.

점주든 가맹본사 사장이든 QSC 관리에 있어서 기본이 되는 것은 '엄격함'이다. 허용 범위를 최소화함으로써 최상의 퀄리티를 확보할 수 있기 때문이다.

QSC 중 상품력과 서비스의 경우 매출과 직결되는 요소로써 인식되어 충실히 관리하는 경우가 많다. 반면 청결관리에 대한 관념은 다르다. 매출과 직결되지 않으면서 귀찮다는 이유로 소홀히 관리하는 경우가 많다.

서울 장위동에서 치킨전문점을 운영하던 김모씨(45)는 원가절감을 위해 튀김 기름을 자주 교체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영업정지 처분을 받았다. 이후 다시 영업을 재개했으나, 실추된 이미지를 회복하지 못한 채 폐점했다.

식약청에서 주기적으로 매장 청결 실태조사를 벌여 문제가 있는 매장은 폐쇄, 영업정지, 과태료 부과, 행정지도 등 조치를 취하고 있다.

청결에 관한 문제는 독립점보다 프랜차이즈에서 더욱 심각하다.

특정 가맹점의 부실한 청결상태가 가맹본사와 전체 가맹점의 존폐에 영향을 끼치기 때문이다. 따라서 인지도가 높은 브랜드일수록 가맹점의 청결관리에 엄격한 기준을 세워 시행해야 한다.

설렁탕전문점 프랜차이즈 한촌설렁탕의 경우 가맹점에 대한 위생관리가 철저하다.

슈퍼바이저가 불시에 매장을 방문해 100점에서 시작해 식기에 묻은 고춧가루, 바닥 먼지, 테이블 청결 등의 지적사항이 나올 때마다 1~5점씩 차감한다. 만약 평가에서 70점 이하를 기록한 가맹점은 본사에 '위생 개선 보고서'를 작성해 제출해야 한다.

이후 불시에 매장을 재방문해 위생검열을 재실시하고 80점 이하의 점수가 나올 경우 가맹본사 위생담당자가 가맹점에 파견되어 1개월간 강도 높은 위생교육을 실시한다.

가맹점주 중에는 간혹 바쁜 시간에 위생검열을 실시하는 것에 대해서 불만을 표시하기도 한다. 하지만 오랫동안 고객에게 쌓아온 신뢰를 잃지 않겠다는 의지로 가맹본사에서는 2개월에 한 번씩 위생검열을 엄격하게 시행하고 있다.

주점 프랜차이즈 '와라와라' 역시 매월 암행어사 제도를 실시해 가맹점 위생상태를 체크한다. '미스터리쇼퍼' 역할을 하는 본사 담당자가 각 가맹점을 불시에 방문, 고객처럼 행동하면서 매장 내 청결상태를 체크하게 된다. 주방 및 화장실 위생상태, 메뉴 퀄리티, 고객응대 서비스 등이 평가 대상이다.

본사 슈퍼바이저의 정기적인 가맹점 관리 제도도 시행한다. 슈퍼바이저가 매장에서 가장 중요하게 평가하는 요소는 조리 인원의 청결상태다. 식품 사고는 외식업에서 가장 치명적이므로 간과할 수 없는 것. 위생모와 위생장갑 착용, 손톱관리 등 손 세척 상태와 식기류 소독 관리상태 확인은 물론, 주류 냉장고, 테이블, 화장실 등 청결상태를 체크하게 된다.

가맹본사의 가맹점 청결관리 전략은 청결상태가 불량한 가맹점에 대해서는 슈퍼바이저의 방문횟수를 계속 늘리고, 위생관리에 대한 가맹점 교육시간을 늘려 청결에 대한 관념을 바꾸는 것이다.

가맹본사가 청결에 관한 엄격한 기준을 세우고 시행하는 것은 본사와 가맹점이 상생한다는 관점에서 무척 중요하다. 하지만 이보다 더 중요한 것은 점주 개개인의 청결에 대한 인식 변화다. 청결이 결코 매출과 무관한 것이 아니라는 점을 인식해야 한다.

가맹본사가 아무리 엄격한 기준을 갖고 관리 제도를 시행한다고 해도 점주가 이를 회피하려 한다면 시행 자체가 불가능하다.

결국 외식업의 기본요소인 QSC에 충실해야 예기치 못한 사고 예방은 물론 고객만족도를 높여 매출이 향상된다는 인식을 점주가 갖는 게 창업 성공의 지름길이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