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용로 외환은행장(왼쪽)과 김종준 하나은행장(오른쪽)이 지난 1일 열린 '경영인 초청 컨퍼런스'에서 정기범 광진기계 대표와 축배를 들고 있다. 이 행사는 하나은행과 외환은행을 복수로 거래하는 기업인들의 의견과 애로사항을 듣기 위해 마련됐다. |
아주경제 김부원 기자= IT통합 문제 등을 둘러싸고 갈등을 빚었던 하나금융그룹과 외환은행 노조 간에 화해 분위기가 조성되고 있다. 하나금융 측이 5년간 '투 뱅크 체제'를 유지하는 데 변함이 없다는 사실을 다시 확인시켰고, 노조도 이를 받아 들여 항의 집회를 중단한 것이다.
그러나 외환은행의 하나고등학교 출연 문제가 여전히 갈등의 불씨로 남아있다. 하나고 문제와 관련해 금융당국이 어떤 해석을 내놓느냐에 따라 양측이 다시 대립할 가능성도 충분하다.
13일 금융권에 따르면 최근 하나금융 측은 통합문제를 외환은행장에게 모두 일임하겠다는 의사를 전달했다. 이에 윤용로 외환은행장은 사내방송을 통해 이 사실을 직원들에게 전달했다.
윤 행장은 "지주사로부터 지난 2월 체결한 합의서 준수 의지와 7월 이사회에서 확인된 투 뱅크 체제 유지 원칙에 변함 없다는 것을 재확인 받았다"고 밝혔다.
또 윤 행장은 "카드부문의 경우 직원 고용안정과 권익을 해치거나 외환은행 발전에 도움이 되지 않는 식의 통합은 없을 것"이라며 "IT 부문은 은행 경쟁력 향상의 결정적 요소이므로 외환은행 스스로 투자해 IT 경쟁력을 높이도록 하겠다"고 전했다.
외환노조도 통합작업 중단을 확인한만큼 지주사 앞 1인 시위와 본점 피켓시위를 중단하기로 했다. 아울러 지주사와 경영진이 IT·카드·국외법인 통합이 없을 것이란 선언을 철저히 준수하라고 강조했다.
지난 2월 하나금융과 외환노조는 ▲외환은행 독립법인 존속 ▲외환은행의 하나금융 자회사 편입 5년 경과 후 하나은행과의 합병 협의 ▲합병 시 대등합병 원칙 적용 등에 합의한 바 있다.
그러나 하나금융이 카드와 IT부문에 대한 사전 통합작업을 진행하는 것으로 알려지자 외환노조는 합의 위반이라며 강력하게 반발했다. 결국 우여곡절 끝에 하나금융과 외환노조는 다시 갈등을 풀 수 있게 된 것이다.
다만 하나고 문제가 여전히 걸림돌이다. 외환노조는 외환은행의 하나고 257억원 출연을 강하게 규탄하면서 금융당국의 감독권 행사를 요청하는 진정서를 금융위원회에 제출한 상황이다.
이에 하나고 측도 강하게 대응했다. 최근 외환노조가 하나고를 '귀족 학교'로 비유하는 언론 광고를 내자 법적 조치도 불사하겠다는 입장을 밝힌 것이다.
일단 외환노조는 IT통합 문제가 일단락 된만큼 하나고 문제에 대한 금융위의 결정을 기다리겠다는 입장이다. 외환노조 관계자는 "하나고 문제는 금융당국의 결정을 보고 향후 대응책을 모색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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