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현장> 누구를 위한 홍보대사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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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2-11-20 12: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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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경제 김정우 기자= 지난달 농림수산식품부가 체조선수 손연재를 녹색식생활 홍보대사로 임명하려다 위촉식을 하루 앞두고 돌연 취소했던 적이 있다. 갑작스런 일정 변경에 그 이유가 궁금해 해당 부서에 전화를 걸어 물었다.

농식품부 담당자는 "체조협회와 손연재 소속사의 갈등 때문에 일정이 다음달로 잠정연기됐다"고 친절하게 설명했다. 그는 손연재가 요즘 (체조협 갈등과 관련해) 안 좋은 기사가 계속 나가자 이미지 쇄신 차원에서 공익광고를 '싼 값'에 찍기 원했다며 계약금이 6개월에 1억원이라고 덧붙였다.

전화를 끊은 뒤 곰곰 생각해봤다. 6개월에 1억원이 과연 싼 금액인가? 그 바닥 돌아가는 실태를 모르니 제대로 가늠하기가 어려웠다. 다만 본인의 이미지 쇄신을 위해 공익광고를 찍겠다는 취지는 별로였다.

지난 15일 공공기관 41곳이 최근 4년간 연예인 홍보대사를 위촉하는 데 60억원이 넘는 돈을 썼다는 기사가 보도됐다. 공공기관 41곳 가운데 가장 많은 돈을 쓴 곳은 단연 농식품부였다.

홍보대사 지출 내용을 보니 담당자가 1억원을 왜 싼 금액으로 '폄하'했는지 알 듯했다. 홍보대사 비용으로 슈퍼쥬니어와 원더걸스에게 각각 4억원 가량을 건네줬던 과거 농식품부 행적에 비하면 1억원은 결코 비싼 금액이 아니었던 것이다.

값비싼 홍보대사 비용도 문제지만 더욱 심각한 것은 과연 해당 연예인들이 그만큼의 값어치를 했느냐는 거다. 물론 대표적 한류스타인 만큼 아무런 기여가 없을 리는 만무하다. 하지만 당장 눈앞에 보이는 것은 너무도 초라하다.

예컨대 한식 세계화 대사로 임명된 슈퍼쥬니어의 경우 관련 활동내용을 포털사이트에서 찾아보면 한 페이지를 채 넘기지 못할 정도로 '뭘 했나' 하는 의문이 든다.

반면 연예인들 입장에선 단연 공공기관 홍보대사만한 게 없을 것이다. 공익이라는 명목으로 이미지 쇄신과 함께 고액의 돈도 받으니 '꿩먹고 알먹기'라고 할 만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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