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산 연인길 |
사진, 글 아주경제 강경록 기자= 이번 여행지는 마이산으로 유명한 전라북도 진안입니다. 해마다 수많은 관광객들이 찾아오는 대표적인 여행지이지만 '무진장 오지'라고 불릴 만큼 번잡스럽지가 않습니다. 무진장은 전라북도 내륙에 위치한 무주·진안·장수의 앞 글자를 딴 별칭으로 흔히 '오지 중에 오지'라는 의미로 통합니다. 사통발달이 된 지금도 어쩐지 덜 다듬어진 것 같은 그래서 더 정감이 가는 그런 느낌을 지닌 곳입니다. 예전에는 난진아(難珍阿)라고 불리기도 했습니다. 난진아는 높은 곳에 위치한 고을이라는 뜻이라고 합니다. 고지대에 위치해 있어 타지와 다르게 기온이 낮습니다. 늦가을에 방문할 계획이 있다면 두툼한 옷을 미리 준비하는게 좋을 듯합니다. 하지만 때 묻지 않은 풍광과 그 속에 사는 사람들의 여유로움은 지친 현대인들의 정신을 맑게 씻어줄 만큼 신선합니다. 설렘으로 찾은 진안은 뿌듯한 만족감으로 채워질 것입니다. 한 해 동안 쌓였던 묶은 심신을 이곳 진안에서 정화시켜보는 것은 어떨까요.
마이산 전경(사진=진안군청 제공) |
◆신비로움이 가득한 마이산
모래재 터널을 빠져나오자 신비스러운 두 봉우리가 불 쑥 솟아있다. 말 귀 형상을 한 마이산이다. 마이산은 수많은 신비와 전설, 그리고 역사가 녹아있는 산이다. 그 독특한 모양과 입지로 해서 음양오행에 대비되고 신라때부터 나라에서 제향을 올리는 명산이었다. 최근에는 세계 최고 권위의 여행 안내서인 프랑스의 '미슐랭 그린가이드'가 별 3개인 만점을 줄 만큼 최고의 여행 명소다.
마이산 차량 진입로는 납부진입로와 북부진입로 두 곳이 있다. 우리 일행은 마이산 두 봉우리 아래 남쪽 주차장에 내렸다. 평일인데도 마이산은 늦가을 여행객들로 붐볐다. 탑사까지는 30분 정도 넉넉히 걸으며 올라갈 수 있는 거리. 얼마가지 않아 금당사에 이르렀다. 이 사찰은 삼국시대 말기에 무상화상이 창건했다고도 하고 통일신라시절 중국승 혜감이 창건했다고도 하는데 보물 1266호로 지정된 금당사 괘불이 소장되어 있어 사람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다. 높이 8.7m, 넓이 4.75m의 크기다. 예로부터 가뭄에 이 괘불을 걸고 기우제를 지내면 반드시 비가 내린다는 전설이 있는 곳이기도 하다.
산책로를 따라 500m를 더 올라가니 그 유명한 마이산 80여기의 탑들이 눈에 들어왔다. 입구부터 그 신비로움에 감탄사가 절로 나온다. 인간이 만들었다고 믿기 힘들만큼 정교하게 만들어졌다. 약 130여년 전 전북 임실에 살았던 이갑룡 처사가 홀로 108기의 석탑을 30여년에 걸쳐 축조하였다 한다. 각각의 탑들은 자연석 그대로를 이용해 쌓아 올렸다. 위로 올라갈 수록 뾰족한 것이 특징이다. 아무렇게나 쌓아올린 것 처럼 보이지만 틈새 없이 치밀하게 쌓아 올린 모습이 경이롭기까지 하다. 원추형 탑 5기의 웅장함은 압도적이다. 이 가운데서도 천지탑은 골짜기의 가장 윗쪽에 조성되어 아래의 모든 탑들을 호령하는 듯이 서 있다.
탑사를 지나 다시 산길을 올라가다 보면 암수 마이봉을 가장 가까이서 볼 수 있는 은수사에 이른다. 은수사 대적광전 왼편의 가파른 나무계단을 하염없이 올라 고개에 이르자 길이 두 갈래로 나뉜다. 북부주차장 계단으로 따라 내려가는 길과 한적한 도로를 따라가는 ‘연인의 길’이다. 연인의 길을 따라 내려가노라니 가을풍경이 압권이다. 길가에 쌓인 낙엽을 바스락거리며 걷다보면 나도 모르게 가을 정취에 흠뻑 빠져든다 .
◆수몰의 아픔 담은 용담호, 수채화 같은 풍경에 빠져들다
용담호 주변은 이미 가을이 짙게 내렸다. 용담호는 전북의 생명수로 댐의 규모로만 우리나라에서 5번째로 크다. 총저수량이 1억 1500만톤, 유효저수용량이 6억 7200만톤에 이르는 거대한 인공호수다. 하지만 이 곳 용담호는 수몰의 아픔도 고스란히 간직하고 있다. 진안군의 용담면, 정천면, 주천면 일부, 상전면 진안읍 일부 등 1개 읍, 5개면 68개 마을을 수몰시켜 만들어졌기 때문이다. 이들의 아픔을 조금이라도 위로해주기 위해였을까. 용담호 주변에는 망향의 광장(상전면), 망향의 동산(안천면)에 망향대가 있어 실향민들을 위로하고 있다.
광활하게 넓은 대지 위에 물로 채운 용담호은 10여년이 지난 지금 관광명소로 탈바꿈하고 있다. 용담호를 끼고 도는 이설도로(64.5km)는 드라이브 코스로 정평이 나 있다. 진안의 독특한 산자락과 함께 호수주변을 끼고 도는 최고의 드라이브 코스다. 주민들이 내수면 어업허가를 받아 직접 잡은 동자개(빠가사리), 모래무지(마주), 붕어, 피라미 등 민물고기로 만든 어죽, 매운탕 등 진안의 신선한 민물고기 밥상을 맛볼 수 있다.
용담호를 제대로 감상하기 위해서는 여명이 밝기 전이다. 수면 위로 하얀 물안개가 몽환적인 분위기를 내고 바람없는 날이면 호수 위로 비치는 여명과 형형색색의 단풍잎들이 한 폭의 수채화처럼 다가온다. 올해는 예년에 비해 많은 비로 저수량이 풍부하다고 한다. 실향한 사람들의 설움과 아픔도 가득하겠지만 호수 주변으로 짙게 내린 가을을 보고 있노라면 마음이 고요해진다.
◆홍삼스파로 피로 풀고, 힐링센터서 치유하고
진안은 국내유일의 청정 고원지역이다. 효능이 뛰어난 홍삼과 339종의 다양한 약초가 자생하고 있다. 진안군 면적의 83%가 녹지면적으로 산림 생태가 살아있는 지역이다. 한국 최고의 생태건강도시 조건을 완벽하게 갖추고 있는 곳이 바로 진안이다. 최근 들어 진안은 생태여행의 중심지로 탈바꿈하고 있다. 특히 전국 생산량의 18%를 차지하는 홍삼과 한방산업과 유기농산물 생산에도 집중하고 있다. 이같은 지역적 특성을 살려 생태 여행을 중심지로 거듭나고 있는 것이다.
진안군은 몇 해전 홍삼의 다양한 보급을 위해 홍삼스파를 만들었다. 호텔과 스파로 구성된 진안 홍삼스파의 특징은 치유 목적형으로 만들어졌다는 것이다. 총 9개 코스로 이루어진 스파를 통해 현대인들의 지친 몸과 마음까지 치유할 수 있도록 도와준다. 여기다 지역적 특성을 살린 홍삼한방성분과 음양오행의 원리까지 더해져 있어 어디서도 체험하지 못한 독특한 스파를 즐길 수 있다. 수압을 이용한 바데풀(원풀). 물 위에 떠서 무중력 상태를 즐길 수 있는 사운드 플로팅. 뜨거운 자갈 침대 위에 누워 휴식을 취할 수 있는 스톤. 홍삼성분이 함유된 버블 테라피 등 9개 스파 코스를 통해 추위와 피로로 지친 몸을 싸그리 씻어낼 수 있다. 게다가 눈쌓인 마이산이 눈앞에 펼쳐지는 옥상 야외노천탕 아쿠아존에선 마이산의 절경을 만끽하며 스파를 즐길 수 있어 더욱 좋다. 스파 요금 어른 3만9000원 1588-7597.
진안에는 환경부 1호 에코에듀센터가 있다. 지난 7월 진안군 정천면 봉학리 산속에 문을 연 진안 에코에듀센터는 생태관광의 새로운 명소로 부각되고 있다. 동시에 100명까지 숙박할 수 있는 친환경 숙박시설과 생활치료공간인 환경보건교육관, 친환경주거체험관, 유기농식당 등을 갖추고 있다. 특히 환경보건교육관에서 두피·피부를 관리하는 에코케어실, 뇌파를 안정시키고 통증을 완화해주는 셀프힐링실, 아토피 어린이와 가족들이 함께 생활하는 코스별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063-433-1666)
꽃잔디마을 연잎밥상 |
용담호 주변에는 주민들이 직접 잡은 민물고기 식당들이 있다. 사진은 붕어찜 |
◇여행메모
△은수사 청실배나무= 천연기념물 제386호로 지정된 마이산 은수사에 있는 한국 특산종으로 태조 이성계가 마이산에 들러 기도 후 심은 배나무라는 이야기가 전해지고 있다. 나무의 수령이 최고 200년이라고 하니 400년이 더 흘렀지만 여전히 푸른색의 배가 열리고 있다.
△은수사 줄사철나무= 천연기념물 제380호로 지정된 줄사철나무는 마이산 은수사 주변에 분포되어 있다. 노박 덩굴과에 속하는 상록활엽 나무로 오래된 나무는 둘레 6m, 높이 0.7m에 이르며 사계절 푸른 빛으로 아름다운 모양을 뽐내고 있다.
△역고드름의 신비= 겨울철 마이산 안에서 겨울철 정화수를 떠 놓으면 기후조건에 따라 얼음 기둥이 하늘 높이 솟아 오른다. 이는 마이산의 특수한 기압관계 때문이라고도 하지만 과학적으로 증명된 바는 아니다.
△추천먹거리
-꽃잔디마을 연잎밥상(063-432-06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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