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궈수칭 현 증감위 주석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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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푸린 현 은감위 주석 |
미국 블룸버그 통신은 '미스터 런민비'로 불리며 지난 10년 간 런민(人民)은행을 총지휘해왔던 저우샤오촨(周小川) 총재가 내년 3월 퇴임을 앞둔 가운데 이들 두 명의 금융전문관료가 저우 총재를 이을 유력한 후보로 떠오르고 있다고 27일(현지시각) 보도했다.
궈수칭과 상푸린은 모두 중국 4대 국유은행직 수장을 맡은 경험이 있을 뿐만 아니라 런민은행 부총재직을 맡은 경험이 있고 현재 각각 증권업과 은행업을 총괄하고 있다. 또한 이들 모두 주룽지(朱鎔基) 전 총리의 영향력 아래 전문성을 쌓으면서 성장을 거듭해 ‘주룽지 사단’으로 분류되는 인물이다
차이점이라면 궈수칭은 추진력이 강하고 개혁파로 분류되는 반면 상푸린은 비교적 신중하고 보수적인 면이 강하다는 것.
‘붉은 자본주의’의 공동 저자 프레이저 호위는 “상푸린은 매우 보수적이고 신중하다”며 “지난 8년 간 증감위 주석으로 재직하며 기본적으로 바뀐 게 아무것도 없다”고 혹평했다. 그는 “시스템 전체를 근본적으로 개혁하고 싶다면 궈수칭이 적합한 인물”이라고 말했다. 다이샹룽(戴相龍) 전 런민은행 총재도 과거 상푸린을 신중하고 조심스러운 인물로 묘사하기도 했다.
반면 궈수칭은 중국 경제관료 사회에서 개혁파로 분류된다. 그는 지난 2005년 건설은행 회장 재직 당시 해외 투자자를 끌어들이고 중국 국유은행 최초로 건설은행을 홍콩증시에 상장시키며 중국 금융업계에 이정표를 세웠다.
10년 간 재임했던 상푸린의 뒤를 이어 지난 해 10월 증감회 주석에 취임한 뒤에도 궈수칭의 개혁행보는 계속되고 있다. 지난 1년 동안 증권거래세 감면, 배당제 개선, 신주발행제, 외국인의 증시투자 확대 등 중국 증권시장에 대대적인 개혁조치를 단행하고 있다.
이에 따라 지난 1년 간 중국 상장사의 회사채 발행 규모는 과거보다 60% 가량 늘어났다. 또한 외국인의 중국 본토 증시 투자를 허용하는 적격외국기관투자자(QFII) 수도 1년 새 73곳이 더 늘었다. 상푸린이 증감회 주석에 재임한 지난 10년 간 QFII 승인 수는 겨우 119곳에 불과했다.
궈수칭은 지난 해 9월 출연한 한 미국 토크쇼에서는 “중국엔 창의력이 부족하고 정부가 비즈니스에 너무 많이 간섭한다”며 중국 금융경제 개혁이 지지부진함을 꼬집기도 했다.
누가 차기 통화정책의 수장을 맡을지, 그의 앞에는 숱한 과제가 산적해있다. 성장 둔화에 대응한 효율적인 통화정책, 금리 자율화, 위안화 국제화, 위안화 완전 태환 등 자본시장 개혁, 국제통화기금(IMF) 등 국제 금융기구에서의 중국역할 확대 등이 차기 '미스터 런민비'의 주요 과제다.
두명 가운데 현재 개혁적 성향의 궈수칭이 좀더 유력한 것으로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위융딩(余永定) 전 런민은행 통화정책위원회 위원은 최근 “차기 런민은행 총재직의 ‘유력한’ 후보는 상푸린이지만 ‘베스트’ 후보는 궈수칭”이라고 전하기도 했다. 이밖에도 많은 전문가들은 개혁 여부가 낙점의 중요한 포인트가 될 것이라고 관측했다.
천즈우(陣志武) 미국 예일대 경영학과 교수는 “직무의 적합성 보다는 새로 집권한 시진핑(習近平) 총서기와 리커창(李克强) 국무원 부총리가 원하는 인물이 발탁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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