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살한 동네빵집CEO 안타까운 사연.."파리바게뜨 3개점이 둘러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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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2-11-30 15: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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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경제 전운 기자 = 생활고를 비관해 자살한 부산 동네빵집 CEO의 안타까운 사연이 알려져 충격이 더해지고 있다.

부산 개금동에서 13년간 빵집을 운영하던 정씨(49)는 지난 27일 자살이라는 극단적인 선택을 할 수밖에 없었다. 대형 프랜차이즈업체가 운영하는 제과점에 밀려 최근 몇 년간 장사가 되지 않아 생활고에 시달렸기 때문이다.

대기업 프랜차이즈의 무분별한 점포 확장으로 기존 자영업자들의 생계 위협은 물론 자살이라는 극단적인 상황까지 몰아가고 있다.

30일 지역 주민에 따르면 부산 개금역에서 개금주공아파트 1단지로 가는 길가에 있는 B제과점은 아파트 등 인근 주민들을 상대로 영업을 해왔다.

하지만 5년전 개금주공아파트 1단지에 파리바게뜨 매장이 들어서면서 상황은 달라졌다. 대기업의 공격적인 광고마케팅과 높은 브랜드 인지도로 인해 고객 유출을 피할 수 없었기 때문이다.

자살한 정씨가 운영하던 B제과점 반경 1㎞ 안에는 파리바게뜨 3개점과 홈플러스가 운영하는 아티제블랑제리가 영업 중이다. 파리바게뜨의 하루 평균 매출은 200만원 안팎이고, 아티제블랑제리는 400만원 가량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처럼 최근 3~5년 동안 개금동 일대에 대형 프랜차이즈 업체들이 난립하자 정씨의 생활고는 최악으로 치닫았다. 900m 가량 떨어졌지만 유동 인구 흐름 등을 감안했을때 매출에 영향을 받을 수 밖에 없는 상권이기 때문이다.

인근 동네빵집 상인은 "예전에는 동네주민들이 퇴근길에 개금역에서 나와 집으로 가면서 B제과점을 들러 매출이 괜찮았다"며 "하지만 아파트단지에 파리바게뜨가 들어서면서 고객들이 이탈, 매출이 곤두박질 쳤다"고 말했다.

대형 프랜차이즈 빵집으로 인해 생활고에 시달린 것은 정씨만의 일이 아니다. 현재 개금동 일대에서 빵집을 운영하는 사람들은 빚을 지거나 가게를 매물로 내놓는 등 생계에 큰 위협을 받는 것으로 나타났다.

개금동에서 15년째 빵집을 운영 중인 신씨(60)는 "3~4년 전부터 대형 프랜차이즈 빵집들이 들어오면서 장사하기가 힘들어졌다"며 "매출이 대형 프랜차이즈 빵집의 절반 수준이기 때문에 운영이 힘들고 빚만 늘어가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신씨 역시 운영하는 빵집을 매물로 내놓은 상태다.

주변에서 빵집을 운영하는 사람들도 "임대료·인건비·재료비 등을 감안하면 사실상 적자일 수 밖에 없다"고 토로할 정도다. 실제로 현재 개금동 동네빵집들의 매출은 파리바게뜨의 절반에도 못미치는 수준이다.

한편, 이번 사건과 관련해 파리바게뜨 관계자는 "공정거래위원회가 모범거래기준에서 거리제한을 500m로 지정했다"며 "(사장이 자살한 제과점과의 거리가) 900m여서 상권에 영향을 끼치지 않을 뿐 아니라 별다른 문제도 없다고 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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