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날 토론은 박근혜·문재인 두 후보만 참석한 가운데 100분간 진행됐다. 한차례의 질문·답변만 주어졌던 기존 방식에서 벗어나 저출산·고령화, 교육제도, 범죄예방 및 사회안전 대책, 과학기술 방안 등이 다뤄진 이날 토론에서는 주제별 자유토론이 진행됐다.
이에 따라 지난 두 차례에서는 볼 수 없었던 두 후보 간 한치의 양보없는 설전이 불꽃을 튀었다.
이 과정에서 두 후보는 상대 후보의 주장을 반박하는 과정에서 목소리를 높이는 등 험한 분위기가 연출되기도 했다.
두 후보는 발언 시간을 표시하는 모니터가 놓인 사각형 테이블에 사회자를 사이에 두고 마주 앉았다.
문 후보가 참여정부 때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를 설치했다는 점을 언급하면서 “이명박 정부가 출범하면서 박 후보도 공동발의에 참여해 새누리당 의원들이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 폐지법안을 제출했다”며 포문을 열었다.
이에 대해 박 후보는 “법이 꼭 저출산ㆍ고령화 문제를 해결하는 것은 아니라고 본다”며 실질적인 대책 마련에 방점을 찍었다.
그러면서 문 후보의 ‘아동수당’ 공약 등 복지 재원 조달방안을 물으며 역공에 나섰다.
박 후보는 “재정 형편이 가능하면 누가 반대하겠느냐. 지금 당장 편하자고 후대에 빚을 넘기면 안된다”고 주장했다.
문 후보는 ‘아동수당’ 공약의 경우 무상보육을 완성한 뒤 장기적으로 추진할 과제라고 설명하면서 “저의 모든 정책공약을 최종 정리해 내놓았다. 그 공약집에 근거해 말해주시길 부탁드린다”고 반박했다.
복지 재원 조달방안을 둘러싼 논란이 본격화되자 문 후보는 “박 후보는 4대 중증질환을 국가가 책임지겠다고 하면서 재정소요를 연간 1조5000억원으로 제시하는데, 건강보험공단 자료를 보면 3조6000억원”이라며 맞받았다.
박 후보는 “이미 건강보험이 적용되고 있고 비급여에 대해 더 지원하면 그렇게 많은 재정이 소요되는 게 아니다”며 “거기서 계산을 잘못 하신 것 같다”며 물러서지 않았다.
교육제도에 대한 논의로 주제가 옮겨지자 두 후보 간 설전은 더욱 치열해졌다. 선행학습에 대한 문제, 문 후보와 전교조의 연관성, 반값 등록금 등이 쟁점으로 떠오르며 두 후보는 얼굴을 붉히는 논쟁을 이어갔다.
무엇보다 “문 후보는 전교조와 긴밀한 유대를 이어갈 것이냐”는 박 후보의 질문에 문 후보가 “전교조와의 관계가 특별한 문제가 되느냐. 박 후보의 질문은 전교조가 불순한 세력이라는 뜻이 내포돼 있는 것 같은데 교육을 이념적으로 편가르기 하는 것 아니냐”고 맞받으면서 설전은 절정에 달했다.
반값등록금 문제를 놓고도 박 후보는 참여정부 때 대학등록금이 폭등했다는 점을 공격하는데 역점을 기울였고, 문 후보는 새누리당 정권이 잘못된 정책을 바로잡는데 실패했다고 주장하며 맞섰다.
이 과정에서 박 후보는 “제가 대통령이 됐으면 반값 등록금을 진작 했어요”라고 말해 눈길을 끌었다.
또한 노무현정부가 등록금 인상 억제 차원에서 사학법 개정을 추진했다는 문 후보의 언급이 있자 박 후보는 “갑자기 왜 사학법 개정 얘기가 나오느냐”고 따졌고, 문 후보가 “박 후보가 영남대 이사 중 4명을 추천하지 않았느냐”고 몰아붙이자 박 후보는 “개인적으로 추천한 게 아니다. 추천 안하겠다고 했는데도 학교발전을 위해서 해달라고 해서 대한변협이나 의사협회에 좋은 분 추천해달라고 해서 추천했고, 영남대에 일체 관여 안했다”고 부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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