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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나 탑승자 귀국. /사진=남궁진웅 기자 timeid@ajunews.com |
지난 7일(현지시간) 미국 샌프란시스코 국제공항에서 착륙 도중 사고가 발생한 아시아나항공 OZ 214편 항공기에 탑승했던 승객중 11명이 8일 오후 3시 50분 인천국제공항에 도착한 아시아나항공 특별기(OZ2134)를 통해 귀국했다. 입국장 E출구를 통해 1시간이 넘는 시간에 걸쳐 한 두명씩 모습을 보인 탑승객들은 사고의 충격에서 벗어나지 못한 듯 어두운 표정으로 입국장을 빠져 나갔다.
사고기 탑승객들은 여전히 사고 당시 심신에 입은 충격이 채 가시지 않은 듯 통증이나 정신적 피해를 호소했다. 결혼 1년차로 남편과 샌프란시스코에 여행을 갔다는 최모씨는 “일반 기내방송이 나온 뒤 착륙 4~5초 전 속도가 붙는 느낌이 들고 이어 충격이 두 차례 왔다”며 “두 번째 충격은 몸이 튕길 정도로 강했다”고 당시의 상황을 전했다.
사고 여객기 비즈니스석에 타고 있었다는 황모씨는 “사고 당시 타박상과 찰과상을 입었는데 하룻밤이 지나니 몸이 좋지 않아 병원에 갈 예정”이라며 “사고 후 간 병원에 30여명이 입원해 있었고 인공호흡기를 단 환자도 있었다”고 전했다. 20대 초반의 한 남성은 왼쪽 갈비뼈 부분에 부상을 당한 듯, 오른손으로 이 부위를 감싼 모습을 비쳤으며, 휠채어를 탄 승객은 공항에 대기해 있던 응급차에 실려 병원으로 후송됐다.
이들과 함께 특별기에는 사고 아시아나기 탑승객과 함께 전날 아시아나 항공편을 이용하려다 사고로 발이 묶였던 승객들도 탑승했다.
당초 이날 오후 1시 15분에 도착할 예정이었던 특별기는 현지 공항사정으로 출발이 지연돼 이날 오후 3시 30분 도착할 예정이었으나 인천국제공항이 소재한 영종도 지역에 많은 비가 내리면서 공항 사정이 악화돼 착륙이 14분여 지연됐다. 또한 아시아나항공과 함께 샌프란시스코 국제공항을 출발한 유에스에어웨이(US5250)와 유나이티드항공(UA7980) 등 두 대의 항공기도 같은 시간에 도착했다.
승객이 빠져나올 예정인 입국장 E출구에는 두 시간여 전부터 귀국하는 승객을 기다리는 가족들과 취재진들이 모여들기 시작했다. 취재진 가운데에는 중국 관영 CCTV 기자들도 보여 이번 사고에서 사망자가 발생한 중국인들이 많은 관심을 갖고 있음을 대변했다. 해외로 출국하기 위해 공항을 찾았던 사람들도 승객들이 도착할 예정이라는 소식을 듣고 함께 자리를 지키기도 했다.
공항 경찰 등은 도착에 앞서 출구 동선을 짜고 만일의 사태에 대비해 수십명의 경찰들이 경호를 위해 진을 치는 한편 승객들이 공항을 빠져나갈 때에는 취재 자재를 요청하기도 했다.
사고 당사자인 아시아나항공 임직원들도 공항 주변을 지키고 있는 모습도 엿보였으나 만일의 사태에 대한 우려 때문인 듯 최대한 모습을 숨기고 있었다. 도착 예정 시간을 10여분 앞두고 공항측은 수차례에 걸쳐 항공기 도착이 1분씩 지연됐다고 밝혀 E출구 앞은 잠시 동요되기도 시작했다.
기다리는 시간은 다행히 길지 않아 무사히 도착했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기다리던 가족들은 서둘러 다른 가족에게 전화를 걸어 대화를 하는 모습이 보였다. 입국 수속을 마친 뒤 오후 4시 10분여 승객들이 출구를 빠져 나오기 시작했으며, 이들 가운데 사고 항공기에 탑승한 승객임이 확인되자 다수의 취재진이 몰리는 모습이 수차례 반복됐다. 워낙 많은 취재진에 둘러쌓인 승객들은 입국장 안에서 가족들과 상봉을 못 한 채 혼자서 공항을 빠져 나가야만 했다.
한편, 아직 귀국하지 않은 사고기 탑승객의 가족 4명은 이날 오후 4시30분 아시아나 OZ214편을 타고 인천공항을 출발해 9일 오전 3시45분 샌프란시스코 공항에 도착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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