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밤의 TV> '라디오스타' 정준영의 매력은 어디까지인가요?

라디오스타 정준영 [사진=MBC 방송화면 캡처]

아주경제 안선영 기자 = 가수 정준영이 엉뚱한 캐릭터로 시청자들의 시선을 사로잡았다. Mnet '슈퍼스타K4(이하 '슈스케')'에서 록에 대한 고집으로 "로큰롤 베이비"를 외치던 '악동 록커'의 모습이 아니었다. MBC '우리 결혼했어요 시즌4(이하 '우결')'에서 집 한가득 게임기를 채워놓은 '게임폐인'의 모습은 더더욱 아니었다.

30일 방송된 MBC '황금어장-라디오스타'(연출 전성호)은 '구리구리 특집'으로 가수 양동근, 장미여관 육중완, 정준영과 배우 이태임이 출연해 거침없는 입담을 과시했다.

정준영은 이날 '라디오스타'를 살렸다고 과언이 아닐 정도로 재치있는 입담과 센스있는 대답으로 눈길을 끌었다. MC 규현은 정준영에게 "'음담패설의 황제'라고 하던데 정말이냐"고 물었다. 당황할 만한 질문이었지만 정준영은 오히려 "야한 농담은 남자라면 언제든 할 수 있는 거 아니냐"며 당당하게 대응했다. 

규현의 폭로는 계속됐다. 정준영이 '슈스케' 합숙 당시 화장실 변기를 막아놓는 주범이라고 밝힌 것. 이에 김구라가 "휴지 때문이 아니냐"며 도와주려 했지만 정준영은 "휴지는 단 두 칸만 쓴다"고 단칼에 잘라 말하는가 하면 오히려 자신의 방귀 사건까지 털어놓았다.

정준영은 "방귀를 뀌기 전에 말하는 것이 예의라고 생각한다"며 "남들이 뀐 방귀가 내 것으로 오해받기 싫다"는 독특한 '방귀관'을 밝혀 웃음을 자아냈다. "한번은 내가 방귀를 뀌었더니 스튜디오만 한 헬스장에서 사람들이 다 도망갔다. 내 인생 베스트3 안에 드는 냄새였다. 약간의 자부심을 느꼈다"고 자랑스레 말하기도 했다. 

'단 한 사람을 위해 부르는 노래'에서는 매니저를 위해 윤도현의 '박하사탕'을 선곡했다. 정준영다운 선택이었다. MC들이 '우결' 정유미가 아니라 매니저를 위해 노래를 부르는 이유를 묻자 특유의 재치있는 입담으로 "매니저가 초심을 잃었다"고 답해 현장을 폭소케 했다.

정준영의 이미지는 그동안 록에 빠진 악동의 이미지가 강했다. '슈스케'에서 록 외에는 다른 장르가 없다는 듯이 록만을 고집하며 충만한 '록스피릿'을 과시했다. '우결'에서는 어딘가 모르게 어리고 개구쟁이 같은 면을 보였다. 엉뚱한 발언과 돌발 행동은 정준영이 어디로 튈지 모르게 했다. 그의 순수한 모습은 정유미와의 알콩달콩한 결혼생활을 도왔다.

하지만 이날 '라디오스타'에서 정준영은 그동안 대중의 눈에 비치던 록커, 어린 신랑과는 또 다른 '4차원 엉뚱남'의 모습을 보였다. "어렸을 때 불개미를 먹으면 뭔가 있어 보였다"면서 "지금도 한 마리에 5000원씩 주면 먹을 수 있을 것 같다"는 발언은 여느 연예인과 다르다. '박하사탕'을 부를 때는 다시 록커의 모습으로 돌아와 열정적인 무대를 선보이며 록에 대한 애정을 드러낸다.

이날 정준영은 묘한 반전과 엉뚱한 모습으로 시청자들의 웃음을 책임졌다. 그는 분명 어디로 튈지 모르는 무한 매력을 가진 최고의 록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