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갑오년 새해 인터뷰>"작지만 체감도 높은 농정 펼칠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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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4-01-02 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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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동필 농림축산식품부 장관


대담 양규현 정치경제부장, 정리 김선국 기자= “작지만 생활에서 체감할 수 있는 복지정책을 많이 만들겠습니다.”

이동필 농림축산식품부 장관은 2일 본지와의 인터뷰에서 영세·고령농 등 사회적 약자를 배려하는 농정에 대해 “생활안정을 위해 국민연금·기초생활보장제도·농지연금제도 등은 농촌특성을 반영해 개선하고, 공동생활홈·장날 목욕탕 등 고령농의 일상과 직결되는 체감도 높은 복지정책을 확대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시범사업인 고령자 친화형 이용시설 사업과 취약농가 인력지원 등 다양한 농촌 복지정책으로 농촌 주민과 영세·고령농이 편안히 생활할 수 있도록 ‘배려의 농정’을 추진한다는 게 이 장관의 갑오년 새해 농정방향이다.

이 장관은 “지난 주말 독거노인 공동거주제를 처음 시행한 날에 경남 의령을 방문했다”며 “농촌에서 홀로 사는 어르신들이 겪는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훌륭한 제도라고 생각해서 전국의 지자체가 공유할 수 있도록 적극적인 정책을 펼칠 것”이라고 의지를 밝혔다.

-취임 후 그동안의 노력과 성과는.

“그간 새정부의 농정방향을 제시하고 국민·농업인·소비자와 함께 새로운 농정의 틀을 만들고자 노력해왔다. 지난해 4월부터 생산자·소비자단체·전문가와 일반 국민이 참여하는 국민공감농정위원회를 운영하면서 현장의 이야기를 듣고 이를 확인·점검하는 과정을 거쳤다. 10월에는 새 정부의 농정방향을 담은 ‘농업·농촌 및 식품산업 발전계획’을 수립해 발표했다.

복잡하고 어려운 상황일수록 함께 바라보는 농정방향과 비전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이번에 마련한 발전계획이 새 정부 5년의 농정발전 기반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

농업·농촌 문제는 ‘현장에 답이 있다’는 생각을 가지고 현장 중심의 소통농정을 추진하고 있다. ‘이동필의 1234’가 바로 그것이다. 이를통해 현장을 방문하고 주요 정책에 국민 의견을 반영하고 있다. 지난해 12월 현재까지 195건의 의견수렴을 거쳐 180건(즉시수용 49, 수용 71, 일부수용 60건)을 수용했다.

예컨데 농산물 수입은 과거 정부주도 방식에서 탈피해 소비자와 생산자가 함께 시장 개입 기준을 정하고 합의방식으로 운영하는 가격밴드제, 수급조절위원회를 통해 수급 안정에 기여했다. 농업재해보험의 실효성 제고를 위해서는 농업인 등 현장의 다양한 의견을 수렴해 보험사·지자체 등 유관기관간 협업체계 구축, 제도개선 및 홍보 강화 등을 통해 가입률을 증가시켰다.

앞으로도 정책이 현장에 잘 적용되고 있는지, 국민이 체감하는 성과를 내고 있는지, 국민과 소통하면서 추진상황 등을 지속적으로 점검·평가할 계획이다.”

-한국의 농산물 경쟁력 강화에 대한 방안은.

“개방화가 진행되는 상황에서 우리 농업의 위기를 기회로 삼을 수 있는 방안 중에 하나가 수출농업이라고 생각한다. 그러나 농식품 수출은 국가별로 검역·위생기준이 다르고, 식문화 차이와 소비자 선호가 다양해서 어려움이 많기 때문에 정부의 역할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농식품부는 생산단계부터 물류·마케팅·박람회까지 적극적인 수출지원정책을 추진하고 있다. 안전한 수출농산물을 생산하기 위해 수출농가·업체에 고유식별이 가능한 ID를 부여해 체계적으로 관리하면서 수출전 잔류농약검사 등 안전성 검사지원을 확대하고 있다.

수출업체의 물류비 부담 경감을 위해서는 공동물류활성화 사업과 해외공동물류센터를 운영하고, 항공사 등과 업무협약(MOU)을 체결해 항공운임 절감을 추진하고 있다.

마케팅 측면에서는 중화권·아세안 등 유망시장 확보를 위해 한국 농식품 종합 박람회인 K-Food 페어를 개최, 러·중남미 등 신규시장에는 안테나숍(한시적 Shop-in-shop)을 운영 중이다.

향후 지속적으로 현장에서 필요로 하는 사항을 적극적으로 반영하고 추진해 나갈 방침이다.”

-6차 산업이 우리의 미래가 될 수 있나.

“농업의 6차 산업화는 1차 산업인 농산물 생산을 가공·유통·외식·관광 등 2·3차 산업과 결합해 지역자원의 부가가치를 높이고 새로운 일자리를 창출하기 위한 것이다. 이를 통해 농가의 소득원을 다변화해 농촌에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고 농업의 경쟁력도 강화할 수 있다고 본다.

강원도 횡성군 금나루 무지개마을은 좋은 사례로 꼽힌다. 생산된 쌀과 배추를 그냥 파는 것이 아니라 누룽지·김치공장에서 제품으로 만들고 한우직매장, 체험·관광 등과 연계해 마을 소득을 10억원(2012년 기준)으로 끌어올리면서 새로운 일자리도 50여개를 만들었다.

현재 지역별로 특색 있는 6차산업화 모델을 확산시키기 위해 인적·제도적 기반을 마련, 발전단계별로 맞춤형 종합지원체계를 구축할 계획이다. 특히 내년부터는 지역 내 농촌자원이 자연스럽게 모여 있는 지역을 ‘6차산업화 지구’로 지정해 관련 산업간 연계를 강화할 예정이며 관련 법률도 제정을 추진 중이다.”

-올해 최우선 과제는.

“복지·교육·문화 분야의 재정지출에 대한 수요 증가, 경기침체로 인한 세수부족 등 어려운 여건 속에서 농식품부는 예산확보를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한 결과, 전년보다 0.8%(1103억원) 늘렸다.

농정의 3대 축인 ‘농가소득 안정, 농식품 경쟁력 제고 및 농촌복지 증진’에 역점을 두고 정책을 펼치기 때문에 농식품부 예산 13조6371억원으로는 다소 제약이 따른다는 의견이 있다.

그러나 △유사·중복사업 통합 △집행부진·평가미흡 사업의 실소요 반영 등을 통한 재정 효율성 제고와 낭비요인 해소를 통해 이를 보완할 수 있도록 예산안을 편성했다. 지난해 유사사업 통·폐합으로 1140억원을 절감한 바 있다.

한정된 예산이지만 효율적으로 쓰고자 노력했다.

국민행복을 최우선으로 하는 국정기조에 맞춰 올해는 △농가소득 향상 △생활체감형 농촌복지 확충 △창조농업 실현 △유통구조 개선 등을 중점 추진할 방침이다.

특히 △가사·영농도우미 지원 강화 △농지연금 지원 확대 △공동 생활공간과 공동 급식시설 설치 △장날 목욕탕 운영 등을 통해 농촌의 특성을 고려한 생활체감형 복지 지원을 확대키로 했다.

또 서민 가계안정과 직결되는 농산물의 유통 및 수급·물가안정을 위해 국내산 양파, 무 등 김장채소를 신규 비축(1만8300t)하고, 노지채소 계약재배를 확대(전체 물량의 18%)해 단기 수급조절 능력을 제고하는 등 유통구조를 개선할 예정이다.”

-승마활성화 방안은?

“올해는 말의 해이다. 최근 생활수준이 높아지면서 승마에 대한 관심이 높아 졌지만 선진국에 비해 우리나라 말산업은 아직 경마 중심으로 편중돼 있다. 승마 산업은 걸음마 단계라고 생각한다.

말산업은 일자리 창출, 농촌경제 활성화, 청소년 인성함양 및 건전한 레저문화 형성 등에 긍정적 효과가 높다.

이에 농식품부는 말산업 발전을 위한 기반 조성 및 말산업 육성을 통해 농촌 경제 활성화와 국민의 여가 선용 등 삶의 질 향상을 목적으로 '말산업 육성법'을 2011년9월에 제정·시행했다.

2012년 7월에는 ‘말산업 육성 5개년 종합계획’을 수립해 △승마시설 확충 △전문인력양성 △승용마 전문생산농장 육성 △승마 수요 확충분야 등을 추진 하고 있다.

지난해 11월19일에는 교육과학기술부, 문화체육관광부와 합동으로 ‘승마 활성화 방안’을 발표했다.
승마인프라 확충과 제도개선은 농식품부가, 수요확대 등은 교육부와 문체부가 맡아 3대 분야에서 장단기 정책과제를 발굴하고 부처 간의 협업을 통해 체계적으로 승마 붐을 조성하는데 초점을 두고 있다.

올해부터는 관광지·녹색체험마을 등과 연계해 나갈 계획이다.”

-쌀 관세화에 대한 대책은.

“쌀 관세화는 쌀 시장을 개방하는 중요한 사안이므로 쌀 수급상황 등 국내 여건과 여러 대외여건을 종합적으로 검토해 정부입장을 결정할 예정이다.

이 과정에서 관세화에 대한 농업계의 이해도를 제고하면서 충분한 공감대를 형성하기 위해 쌀산업 발전포럼, 지역별 설명회, 토론회 등을 추진하고 있다.

최근 국내외 쌀값차이 축소, 최소시장접근(MMA)물량으로 인한 수급부담, 필리핀 사례처럼 관세화 유예 연장을 위해 상당한 대가 지불이 불가피한 상황 등을 고려하면 관세화가 유리한 점이 있다고 판단된다. 

필리핀의 경우 2005년6월~2012년6월 관세화 유예 연장 이후 재연장을 위해 세계무역기구(WTO) 협정상 의무면제(Waiver)를 추진 중이다. MMA 물량 2.3배 증량, 관세 감축(40→35%) 등의 양보안을 제시했지만 주요 이해관계국이 쌀 이외 품목의 추가 양보를 요구하면서 합의가 지연되고 있다.

관세화가 되더라도 WTO 농업협정에 따라 적정 관세를 부과할 수 있고, 최근 국내외 쌀값차이 등을 감안하면 추가적인 쌀 수입 가능성이 높지 않을 것이라는 게 농촌경제연구원 등 국책연구기관의 판단이다.

농업의 규모화·집단화 등을 통해 경영비를 절감하고 국산 쌀의 품질경쟁력 강화 노력 등이 더해진다면 한국의 쌀산업이 충분한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이에 농식품부는 쌀산업의 경쟁력 제고와 쌀농가 소득 안정성을 강화하기 위한 ‘쌀산업 발전대책’을 수립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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