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2013년 4분기 및 연간 국내총생산(GDP)'에 따르면 지난해 실질 GDP는 전년대비 2.8% 성장했다. 이는 한은이 지난 9일 내놓은 경제전망치와 동일한 숫자다.
실질 GDP 성장세가 확대된 것은 3년만이다.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인 지난 2010년 성장률은 6.3%로 크게 확대됐으나 2011년 3.7%, 2012년 2.0%로 점차 둔화됐다.
지출항목별로는 수출이 전년보다 4.3% 성장하면서 전년(4.2%)에 이어 견조한 증가세를 지속했고 민간소비도 전년보다 1.9% 늘어나면서 전년(1.7%)보다 증가 규모가 확대됐다.
특히 건설투자가 6.9% 성장하면서 지난 2009년(3.4%) 이후 4년만에 플러스로 전환해 성장세를 이끈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설비투자는 전년대비 1.5% 감소하면서 2년 연속 마이너스 성장세를 기록했다.
경제활동별로는 서비스업이 전년대비 2.4% 성장해 전년(2.5%)과 비슷한 수준을 보였으나 제조업은 3.0% 증가하면서 전년(2.2%)보다 더 크게 성장했다.
농림어업은 전년과 견줘 5.6% 증가해 지난 2008년(5.6%) 이후 5년만에 최대 폭으로 성장했으며 건설업 역시 3.7% 늘면서 플러스 성장으로 돌아섰다.
그러나 지난해 4분기 실질 GDP는 전 분기보다 0.9% 성장하면서 3분기(1.1%)보다 성장세가 둔화했다.
분기별로 보면 지난해 실질 GDP는 1분기 0.8%에서 2분기 1.1%를 기록해 9분기만에 1%대로 올라선 바 있다. 이후 3분기에도 이 수준을 유지했으나 건설투자 감소의 영향으로 4분기에 다시 0%대로 떨어졌다.
이 기간 건설투자는 건물건설 및 토목건설이 부진해 전기대비 3.8% 줄었다. 분기중 건설투자가 마이너스를 기록한 것은 2012년 4분기(-1.2%) 이후 1년만이다.
반면 수출은 자동차 및 부품, 일반기계, 석유화학 등을 중심으로 전 분기보다 2.0% 증가했다. 수입도 일반기계와 금속제품 등을 중심으로 2.1% 늘었다.
설비투자는 기계류 및 운송장비가 모두 늘어나면서 전기대비 6.4% 증가했다. 이는 2012년 1분기(10.4%) 이후 최대폭으로 성장한 것이다.
민간소비는 의류 등 준내구재와 식료품 등 비내구재가 늘어 전기보다 0.9% 늘어났다. 3분기(1.0%)보다는 증가규모가 소폭 축소됐다.
정영택 한은 경제통계국장은 "지난해 4분기에는 국세 수입의 차질로 인해 세수가 1조원 정도 전년보다 줄어든 것이 영향을 미치는 등 정부투자 감소로 성장률이 1%를 밑돌았다"면서 "4분기 성장은 민간 부문이 주도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설비투자는 연간으로 보면 2년 연속 마이너스이나 하반기 들어 수입 자본재 증가세가 높아지면서 조금씩 회복되고 있다"면서 "이것이 지속될 지 여부는 좀더 지켜봐야 한다"고 덧붙였다.
올해도 경제 성장은 수출이 끌고 갈 것으로 한은은 내다봤다. 다만 내수의 성장기여도가 점차 높아지고 있어 성장이 수출에만 치우치진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다.
한편 지난해 연간 실질 국내총소득(GDI)은 전년보다 4.3% 성장했다. 이 역시 2010년(6.0%) 이후 3년만에 성장세가 확대된 것이다.
한은은 이에 대해 "교역조건이 개선됨에 따라 실질무역손실 규모가 65조원에서 50조4000억원으로 줄어든 데 따라 GDP 성장률을 웃돌았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4분기 실질 GDI는 교역조건 악화로 인해 GDP성장률보다 낮은 0.4%를 기록했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