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배인선 기자 =부패 의혹으로 사법처리설이 도는 저우융캉(周永康) 전 중국 공산당 정치국 상무위원 겸 정법위원회 서기의 정치적 기반인 '석유방'(石油幇)’ 세력이 조세회피처에 수 십개의 페이퍼컴퍼니(서류상으로만 존재하는 회사)를 세웠다고 국제탐사보도언론인협회(ICIJ)가 23일 폭로했다.
석유방이란 중국석유천연가스집단(CNPC, 자회사: 페트로차이나), 중국석유화학집단공사(시노펙), 중국해양석유총공사(CNOOC)등 국유석유기업 출신으로 구성된 권력집단으로 저우융캉이 대표적인 인물이다.
ICIJ는 이날 웹사이트를 통해 각국 16 개 언론과 공동취재해 CNPC, 시노펙, CNOOC 등 중국 3대 국영기업 전·현직 임원이 조세피난처로 악명 높은 버진아일랜드, 케이만군도 등에 수십 개의 유령회사를 만들었다고 폭로했다.
ICIJ에 따르면 양화(楊華) CNOOC 최고경영자(CEO)가 2006년 버진아일랜드에 ‘가랜드인터내셔널트레이딩'이란 페이퍼컴퍼니를 만들고 등기이사·주주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팡즈(方志) CNOOC 집행부총재 또한 ‘신웨 롄핑’ 등 2개 유령회사 이사와 주주로 등록돼 있었다.
이밖에 페트로차이나 자회사 쿤룬에너지 장보원(張博文) 회장도 지난 2006년 설립된 ‘아뎁트 액트’라는 이름의 유령회사에 이사와 주주 명단에 포함된 것으로 확인됐다.
ICIJ는 "이들에게 조세피난처에 페이퍼컴퍼니 설립과 관련해 해명을 요구했지만 답변을 회피했다"고 전했다.
앞서 전날인 22일 ICIJ는 보고서를 통해 중국 시진핑 주석의 매형 등 정계 지도층의 친인척이 2000년부터 조세회피처에 유령회사를 설립했으며, 최소 1조 달러에서 최대 4조 달러의 자금이 해외로 유출된 것으로 추정해 파장이 일었다.
이에 대해22일 중국 외교부 친강(秦剛) 대변인은 정례브리핑 자리에서 정확한 정황은 잘 모르지만 배후에 어떤 다른 의도가 있는지 의심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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