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일 헌재는 미신고집회를 주최한 혐의로 기소된 김종철 노동당 동작구위원장 등 14명이 "옥외집회 주최자에게 집회시작 48시간 전까지 신고할 의무를 부과하고 신고하지 않은 채 집회를 주최한 사람을 처벌하도록하는 '집회 및 시위에 관한 법률 규정'은 위헌"이라며 낸 위헌소원 사건에서 재판관 5(합헌)대4(위헌)의 의견으로 합헌 결정했다.
집시법 6조 1항은 옥외집회나 시위를 주최하려면 720시간 전부터 48시간 전에 관할 경찰서에 신고서를 제출하도록 하고 있다. 같은 법 22조 2항에서는 이를 위반하면 2년 이하의 징역 또는 200만원 이하의 벌금을 물리도록 규정하고 있다.
헌재는 “옥외집회는 일정한 장소·도로를 사용하므로 집회·시위의 자유와 다른 이익을 조화시킬 제도적 장치가 필요하다”며 “사전신고는 집회의 순조로운 개최·공공안전의 보호를 위해 필요한 준비를 할 시간적 여유를 주기 위한 것으로 정당하다”고 밝혔다.
헌재는 또 “옥외집회와 시위가 무제한적으로 이뤄진다면 집회 주최자와 반대 세력 간 충돌이나 심각한 교통 장애, 주거 평온 침해 등이 발생할 가능성이 있다”며 “사전 신고를 통해 시위 개최자와 제3자, 일반 공중 사이 이익 충돌을 사전에 예방할 수 있는 만큼 입법 목적의 정당성과 수단의 적합성 또한 인정된다”고 설명했다.
반면 이정미 재판관 등 4명은 "현행 집회시위법은 사전신고를 하기 어려운 긴급집회에도 신고를 미루거나 즉시 신고로 집회를 가능하게 하는 조치를 전혀 취하고 있지 않아 긴급집회를 개최할 자유를 보장해 주지 못한다"며 이 부분에 대해 위헌 의견을 냈다.
또 "옥외집회 사전신고의무는 집회의 자유와 다른 이익의 조화를 위한 수단이라며 "사전신고 관철을 위해 형벌의 제재로 신고를 강제하는 것은 '수단' 확보를 위해 '목적'인 집회의 자유를 위축시키는 결과를 가져올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헌재는 1994년 이후 여러차례에 걸쳐 옥외집회·시위 사전신고제에 대해 합헌이라는 결정을 지금까지 유지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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