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SDI 中배터리 공장, 허페이에서 시안으로 급변경, "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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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4-02-10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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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경제 채명석 기자 = 삼성SDI가 5년간 6억달러를 투자키로 한 중국 전기차 배터리 공장 건립과 관련해 뒷말이 무성하다.

당초 삼성SDI는 안후이성 허페이를 최적의 입지로 판단하고 최종 타결을 눈앞에 뒀으나 갑자기 산시성 시안으로 변경했다는 것이다. 현지에서는 삼성그룹 차원에서 입지를 변경한 것이라고 보고 있으며, 유치에 실패한 안후이성 정부는 상당한 아쉬움과 불만을 표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SDI는 지난달 23일 중국 배터리 공장 설립의 최종 입지로 시안을 선정했다고 밝혔다. 안경환신그룹(이하 환신)과 합작을 통해 진행하는 전기차 배터리 공장은 올 하반기 착공해 내년 가동을 목표로 하고 있으며, 삼성SDI는 이곳을 중국내 최대 규모의 전기차 배터리 거점으로 육성한다는 전략이다.

본지 취재결과 삼성SDI는 세계 최대 전기차 시장으로 급부상하고 있는 중국에서 배터리 사업에 사활을 거는 입장이라 공장입지 선정에 많은 공을 들였고 허페이성을 유력 후보로 낙점했다.

중국 중앙부 양쯔강 하류 유역에 위치한 안후이성은 주변에 대규모 자동차 생산기지가 모여 있는데다가 서부와 중부, 연안 화중 화북지역을 모두 거칠 수 있는 교통의 요지로 사회간접인프라(SOC) 환경도 좋아 무거운 배터리 공장 설립의 최적지로 여겨졌다. 허페이 정부도 삼성SDI가 만족스러워할 만큼 다양한 인센티브를 제공키로 함에 따라 양해각서(MOU) 체결이 확실할 것으로 내다봤다.

그런데 지난해 9월 이후 상황은 급변했다. 이 때 삼성SDI는 허페이측과의 협상을 중단하고 시안 정부와 접촉을 시작했다고 한다.

시안은 중국 동부 내륙지역에 위치한 산시성의 성도 소재지로, 지하자원 매장량이 풍부하지만 농업과 산림이 대부분이라 첨단산업이 입지하기에는 아직 부족한 점이 많다. 무엇보다 자동차에 적용될 배터리를 생산하는 삼성SDI로서는 공장이 완성차 생산기지로부터 멀리 떨어져 있을수록 물류부담이 늘고, 교통망도 허페이에 비해 좋지 않다. 시안측도 삼성SDI의 투자에 많은 관심을 기울였고 유치 활동을 벌였다. 하지만 삼성SDI가 산시성 정부로부터 받은 인센티브도 안후이성에 비해 적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삼성SDI측은 다양한 입지를 조사해 본 결과 시안이 향후 발전 가능성이 더 높은 지역이였기 때문에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현지에서 그동안의 진행과정을 지켜 본 관계자들은 의문을 던지고 있다.

허페이에서 사업을 하고 있는 한국 중소기업 경영자는 “소식을 듣고 많이 놀랐다. 삼성SDI같은 대기업은 사전 조사를 철저히 했을 텐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단기간에 입지를 바꾼 것은 다른 이유가 있지 않겠느냐”고 설명했다.

중국 현지 사무소에서 근무하는 대기업 관계자도 “삼성그룹 차원에서 전략적으로 결정한 것으로 보인다”며, “시안에는 삼성전자가 반도체 공장을 짓고 있는데, 반도체 공장은 투자금액에 비해 고용창출 효과가 적다. 대규모 인센티브를 제공했는데, 고용효과가 없다면 공무원들로서는 난처한 것 아니겠느냐”며, “이런 점 때문에 삼성그룹이 산시성 정부와 원만한 관계를 쌓기 위해 삼성SDI도 진출시키는 것이 낫겠다는 판단을 한 것으로 추측된다, 삼성전자를 살리기 위해서 삼성SDI를 희생시킨 것인데, 삼성SDI로서는 두고두고 아쉬움을 삼킬 수 밖에 없을 것이다”고 설명했다.

이에 대해 삼성그룹측은 “계열사의 독자적인 경영활동을 그룹에서 간섭하지는 않는다”며 추측은 추측일 뿐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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