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김현철 기자 = 이달 입주물량이 지난 2009년 이후 2월 물량으로는 최대치지만 본격적인 이사철을 앞둔 서울·수도권의 전세난을 해소하기에는 역부족일 것으로 예상된다. 입주물량이 부산과 대구 등 지방에 몰려있고 서울·수도권은 부족하기 때문이다.
9일 국토교통부와 업계에 따르면 이달 전국 아파트 입주물량은 2만3000여가구로, 이 중 서울 입주물량은 2363가구다. 4월 서울 입주물량은 한 가구도 없다. 이달 서울 입주물량 중 천왕2지구 2블록 국민임대 203가구를 비롯해 천왕2지구 2블록 장기전세 467가구, 천왕2지구 2블록 공공분양 348가구 등 전세를 놓을 수 없는 가구 수를 빼면 실제 공급물량은 1300여가구 정도다.
이 때문에 서울·수도권의 경우 전세 대기수요가 늘고 있음에도 물량은 오히려 줄어든 셈이어서 전세난이 가중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신혼부부와 학군 수요, 계약만료 수요가 2~3월에 집중되는 데다 서울의 경우 재건축·재개발 물량이 2005년 이후 9년 만에 최대치인 3만가구에 달해 전세대란 우려가 다시 고개를 들고 있다.
이번 주 서울 전셋값은 전주 대비 0.15% 오르며 75주 연속 상승했다. △종로(0.44%) △동대문(0.37%) △광진(0.34%) △동작(0.29%) △강동(0.28%) △구로(0.28%) △중구(0.27%) △강북(0.20%) △성북(0.20%) 등이 올랐다.
수도권의 경우 0.02% 뛰었다.
서울시 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2월 계약이 만기되는 2년 전 전월세 물량은 13만가구가 넘지만 최근 집주인이 월세 선호 현상을 보임에 따라 전세난은 더욱 심각해질 전망이다.
이렇다 보니 이달 서울 입주가 예정된 단지에 눈길이 쏠리고 있다. 서울 왕십리뉴타운, 구로 천왕지구, 신정뉴타운, 수원 입북, 남양주 별내 등에 예정돼 있다.
서울 입주물량 중에는 성동구 왕십리뉴타운2구역 텐즈힐이 눈길을 끈다. 총 1148가구의 대단지로 도심 접근성이 좋다. 서남부권에서는 구로구 천왕동 연지타운2단지 1108가구를 비롯해 신정뉴타운 롯데캐슬 930가구, 강서 염창동 쌍용예가 152가구가 이사 준비를 하고 있다. 수도권에서는 남양주 별내신도시 물량을 눈여겨볼 만하다.
전문가들은 봄 이사철에 전셋값이 급등할 경우 그동안 주택구입을 미뤘던 전세 수요자들이 매매 수요로 돌아서는 사례가 늘어날 것으로 보고 있다. 저금리에 정부가 정책자금까지 확대하고 있어 전셋값 상승이 매매가 상승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것이다.
이달 서울 강동구 명일동 삼익그린 전용면적 128㎡는 지난해 초에 비해 3000만원 오른 5억8000만원에 거래됐다. 이 집을 거래한 A씨는 "전셋값이 지난해에 비해 6000여만원이 올라 매매를 결심했다"고 말했다. 이 아파트의 경우 최근 호가가 6억원까지 올랐다.
여기에다 3월 입주물량은 2월에 비해 소폭 감소할 예정이어서 전셋값 상승세는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조은상 부동산써브 리서치팀장은 "올해 입주물량이 지난해에 비해 30% 이상 늘어나지만 지역에 따라 편차가 크고, 공공임대·보금자리 물량은 전세를 놓을 수 없어 당분간 전세난은 계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최근 입주 아파트의 경우 물량이 많지도 않을 뿐만 아니라 모두 전세로 나오는 것도 아니고, 새 아파트라 더 비싸게 나오는 경우도 있어 전세난을 잡는 데 큰 도움이 되지 못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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