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일(한국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페블비치GL(파72) 18번홀(파5). 미국PGA투어 ‘AT&T 페블비치내셔널프로암’(총상금 660만달러) 3라운드까지 6타차 선두였던 지미 워커(35·미국)는 최종일 한 홀을 남기고 추격자들에게 1타차로 쫓겼다. 마지막 홀에서 적어도 파를 해야 연장전에 들어가지 않고 우승할 수 있는 상황이었다.
워커는 안전하게 아이언으로 티샷했으나 볼은 오른쪽 러프에 떨어졌다. 세 번만에 볼을 그린에 올렸으나 홀까지는 7.5m나 됐다. 버디퍼트는 홀을 1.5m나 지나쳐 버렸다. 그 거리에서 미PGA투어프로들의 퍼트 성공률은 80%정도이지만, 우승을 가름하는 순간이기 때문에 만만치 않아 보였다. 워커는 그러나 컴백 파퍼트를 차분히 성공, 연장전을 기다리던 더스틴 존슨과 짐 레너(이상 미국)를 풀죽게 만들었다.
그의 4라운드합계 스코어는 11언더파 276타(66·69·67·74)로 두 선수보다 단 1타 앞섰다. 워커는 지난 10월 2013-2014시즌 개막전인 프라이스닷컴에서 첫 승을 올린데 이어 지난달 소니오픈에서 2승째, 이 대회에서 3승째를 거뒀다. 최근 20년래 투어에서 시즌 첫 8개 대회에서 3승을 기록한 사례는 타이거 우즈, 필 미켈슨, 데이비드 듀발에 이어 워커가 넷째다.
우승상금 118만8000달러를 받은 그는 시즌 상금(총 360만5833) 랭킹 1위, 페덱스컵 포인트 랭킹 1위를 질주했다. 세계랭킹도 지난주 35위에서 난생 처음 20위권으로 치솟을 것으로 보인다.
1∼3라운드에서 단 하나의 보기만 기록했던 워커는 이날 보기를 5개나 쏟아냈다. 그것도 후반에 네 개가 나왔고, 그중 두 개는 3퍼트로 인한 것이었다. 그 사이 이 코스에서 두 번이나 우승한 존슨이 6언더파, 레너가 5언더파를 몰아치며 턱밑까지 추격해왔다. 6타차의 리드를 날릴 뻔했던 워커는 그러나 “드라마같았다”는 그의 말처럼 마지막 72번째 홀에서 결정적인 퍼트를 넣으며 ‘늦깎이의 상승세’을 이어갔다.
재미교포 케빈 나(타이틀리스트)는 합계 8언더파 279타의 공동 4위를 차지했다. 올 시즌 세 번째 ‘톱10’ 진입이다. 역시 교포인 리처드 리는 5언더파 282타로 공동 10위, 노승열(나이키골프)은 3언더파 284타로 미켈슨 등과 함께 공동 19위에 자리잡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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